[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디셈버앤컴퍼니가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코스콤 주도 아래 추진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A) 퇴직연금 일임 사업자 선정에 도전장을 던졌다. 디셈버앤컴퍼니는 투자 성향에 따라 모드가 변경되는 알고리즘으로 테스트를 통과하겠다는 포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셈버앤컴퍼니는 최근 접수가 마감된 코스콤의 제22차 로보어드바이저(RA) 테스트베드에 정기심사를 신청했다.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 투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퇴직연금 적립금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전담해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에서는 제약이 따랐던 일임 서비스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9일부터 27일까지 약 3주간 진행된 제22차 테스트베드에는 총 36개사에서 238건의 알고리즘이 접수됐다. 은행, 증권사 등 퇴직연금사업자 외에도 파운트, 콴텍 등 디셈버앤컴퍼니와 경쟁 관계에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사업자도 도전장을 던졌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자사의 인공지능 엔진인 '아이작'에 기반한 10개의 알고리즘을 제출했다. 코스콤은 앞으로 6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 합리성 등이 검증된 옥석을 가릴 예정이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코스콤의 테스트베드 문턱을 넘게 되면, 내년 7월경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업계에서 점유율 1위(AUM 기준 51%)를 차지하고 있는 곳인 만큼 이번 테스트베드의 문을 반드시 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에 '자율주행'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방어 혹은 공격적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모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알고리즘은 김일희 CPO(최고제품책임자)가 이끌고 있는 프로덕트부문(Product&Portfolio) 주도 아래 개발됐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새 주인이 된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일임 시장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한승 포레스트파트너스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투자일임 허용이 가까워졌다"며 투자 배경을 밟힌 바 있다.

디셈버앤컴퍼니 관계자는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테스트베드에 제출하는 알고리즘의 수를 늘릴 수 있었지만 투자자들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10개만 추렸다"며 "자율주행 콘셉트가 적용된 자사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술로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