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이순신 3부작' 마지막 작품인 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가 다음달 말 개봉한다. 연말 특수를 노리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전작들처럼 대박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6일 문화콘텐츠 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 영화사업부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노량 : 죽음의 바다'를 12월 말에 상영하기로 확정했다. 개봉일로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인 20일 전후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와 함께 이 영화를 공동으로 배급한다.

'노량'은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3부작 시리즈물의 마지막 작품이다. 임진왜란의 막바지 전투로 알려진 노량해전을 다룬다. 이번에는 배우 김윤석이 이순신 장군 역할로 발탁됐다. 전작인 '명량'(2014)과 '한산 : 용의 출현'(2022)에서는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다.

'명량'이 극장 관객 1761만명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해 후속작이 만들어졌다. 이 작품에 자금을 댄 투자자들은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산'도 관객 726만명을 모으는 대박 성과를 냈다. 특히 한산은 개봉 한 달 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에 150억원 내외로 판매돼 상당한 부가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량'의 총제작비는 300억원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산과 비슷한 총제작비(312억원)가 들어간 만큼 손익분기점(BEP)도 전작과 유사한 600만명 내외로 책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배급사들은 최근 BEP를 책정할 때 예상 부가수익 등을 포함하고 있어, BEP는 회사 내부 정책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노량' 메인투자를 맡아 수십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펀딩을 주도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2018년 설립된 중형 투자배급사다. 지난해 기준 231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들고 있어 투자금을 댈 여력이 있다. 이 회사의 실질 최대주주는 이상록 스탠더스 회장이다. 화장품 브랜드 'AHC'를 매각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거머쥔 인물이다.

대성창업투자 등 복수 벤처캐피탈도 '노량'에 투자했다. 노량은 한산과 3개월 간격을 두고 제작됐지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새 메인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재무적투자자(FI) 구성은 일부 달라졌다. '한산'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단독으로 메인투자를 맡아 대성창투, KC벤처스, 이수창업투자 등으로부터 뭉칫돈을 끌어왔다.

시장은 '노량'이 BEP를 넘기는 것은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은 시리즈물의 마지막 작품으로 관객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3'는 전작 인기에 힘입어 극장 관객 1068만명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전작만큼 대박을 터뜨리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영화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으며, 연말에 여행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영화 '노량'의 전작들이 관객 약 2500만명을 모으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하는 등 대박 성과를 낸 바 있어 이번 작품도 BEP를 넘길 가능성은 높다"며 "다만 올해 한국 영화시장에 한파가 계속되고 있고 연말 여행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전작과 같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