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거래량이 지난달 대비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과 비트코인 반감기 등이 시장 회복 촉매가 됐다는 분석이다.

◆ 9월 한 달간 거래량보다 10월 하반기 거래량이 많아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10월 하반기(10/18~10/31) 전체 거래량이 9월 한 달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5대 원화거래소의 9월 한 달간 전체 거래량을 합한 값은 397억달러(약 51조6255억원)로 집계됐다. 블랙록 오보가 나온 10월 하반기(10/18~10/31)의 전체 거래량은 408억달러(약 53조559억원)로 9월 한 달보다 많은 거래량이 확인됐다. 

거래소의 거래량 급증은 가상자산 전문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서부터 시작됐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SEC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매체도 오보를 인정했지만 비트코인 ETF 승인을 향한 기대감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ETF가 증시에서 거래되면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ETF 매수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추가할 수 있게 된다. 기관들이 사실상 가상자산 투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식이나 퇴직연금계좌 등을 통해 운영되는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비트코인 반감기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살아났다"며 "비트코인 매수세가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으로 유입됐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반감기도 시세 반영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달 10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46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465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블랙록 오보가 나온 10월 17일 비트코인의 가격은 3869만원으로 20일 사이 20%나 오른 셈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년 초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른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반감기는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5월에 이루어졌는데 반감기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이 매번 상승해 왔다.

◆ 장기적인 시장회복이라 보긴 어려워 

다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장기적인 시장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진종현 쟁글 리서처는 "가상자산 시장만 두고 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비트코인 반감기 모두 호재이자 시장 회복의 촉매임은 틀림없다"며 "다만 거시경제적인 관점에서 소비로 뒷받침됐던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 꺾이고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연준의 긴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거시경제를 전망했다. 

이어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투심이 꺾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비트코인 상승이 장기 랠리의 신호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