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의 가전사업 계열사인 위니아가 생산시설을 재가동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각종 가전제품 부품을 제조하는 위니아전자도 일부 물량을 투입하면서 대유위니아그룹의 유동성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8일 위니아 노동조합 및 협력사 채권단에 따르면 위니아는 지난 6일부터 생산 라인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딤채를 비롯해 세탁기, 에어컨 등 종합가전을 제조·유통하는 전자제품 업체다. 경영 악화와 임금 체불 및 협력사 미지급금 누적으로 지난 10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제출하며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위니아 협력사 채권단 관계자는 "어제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해 일부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완제품 기준으로 90% 정도 조립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위니아 노조와 협력사는 이달 중 3400대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했다. 3400대는 홈쇼핑 등에서 선주문받은 물량이다. 1차 목표 달성 이후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노조 및 협력사의 계획이다. 위니아 공장은 주야간 100% 가동 시 월 4만~5만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공장 재가동에는 공익채권이 윤활유 역할을 했다. 제품 3400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장 운영자금 등으로 약 34억원이 필요하다. 협력사 채권단에 따르면 위니아가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0억원 안팎이다. 부족한 몫만큼 협력사가 외상으로 지급해야 한다. 협력사들은 이와 관련해 12월 중순까지 제품 매각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공익채권을 활용했다.

1차 목표 달성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서 대유위니아 그룹의 공급 체계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유위니아 그룹의 가전 사업구조는 부품(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제품생산(위니아), 유통·운영·관리(위니아에이드) 등의 생태계로 이뤄졌다.

위니아 노조 관계자는 "위니아전자도 위니아 공장에 일정 부분 납품하고 있다"며 "현재 공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위니아전자 직원들도 이날부터 부품 납품 공정과 관련해 출근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일가에서도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선 만큼 가전제품 계열사들의 유동성 회복이 기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위니아전자 체불임금 상환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31일과 11월 1일 위니아 주식 30만주, 125만6731주 총 155만6731주(4.33%)를 장내매도했다. 이날 박 회장의 잔여주식 수는 300만주(8.34%)로, 확보한 재원은 약 23억원이다.

또한 박 회장은 6~7일 이틀에 걸쳐 71만주(1.97%)도 장내매도했다. 거래 후 박 회장의 잔여 주식수는 229만주(6.37%)다. 확보 재원은 약 9억원이다. 박 회장의 차녀인 박은진 전 위니아 상무도 6일 보유한 지분 7만5567주(0.21%)를 모두 정리하며 1억원 정도를 확보했다. 

위니아 측은 10억원 상당의 재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위니아 노조 및 채권단 측에서는 해당 자금을 공장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니아 노조 관계자는 "노조를 비롯해 협력사도 공장 가동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현금 유동성만 해결된다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설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