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의 중간지주사 대유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됐다. 채권단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대유플러스가 채무이행자금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기업회생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유플러스는 8일 서울회생법원이 자사에 대한 기업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대유플러스는 김치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위니아에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가전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또한 종속회사 대유글로벌을 통해 자동차 알루미늄휠 등 자동차부품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대유플러스는 지난해 3월 3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제1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청구 물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미지급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BW란 발행사가 정해진 만기일에 원금 및 이자를 투자자에 지급함과 동시에 자사 주식을 매입할 권리도 주는 채권을 말한다.

해당 BW는 발행일로부터 1년6개월이 지나면 3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에 대유플러스가 지난 7월 26일부터 한 달간 1차 조기상환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원리금 286억원과 이자 10억원 등 총 296억원이 접수됐다. 대유플러스는 9월 24일 조기상환 물량에 대응해야 했다. 그러나 25일 채무이행자금이 부족을 이유로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대유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신청 이유에 대해 "경영정상화 및 향후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이라고 밝혔다.

높아진 재무부담이 회생 개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제품 사업이 부진한 데다가 매출채권과 같은 유동성장기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재무 안정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됐다. 올해 상반기 말 대유플러스의 순차입금은 2053억원이나 됐다. 상반기 말 순차입금비율은 201%로 지난해 말 184%보다 7% 포인트 더 높아졌다. 

부채도 상승하고 있다. 대유플러스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43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438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88%에서 433%로 뛰었다. 통상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경우 해당 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본다.

채권단은 BW 조기상환물량 미지급으로 기업회생에 들어가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입장이다. 대유플러스는 1차 조기상환일 전인 7월 10일 300억원 규모의 14회차 BW를 발행했다. 자금 사용 계획은 시설자금 40억원, 운영자금 60억원, 채무상환자금 200억원이었다. 이와 더불어 대유플러스는 9월 19일 그룹 계열사 대유에이피 주식 206만6116주를 정리하며 87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상반기 말 대유플러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86억원에 이른다. 대유플러스가 296억원의 조기상환 물량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이에 채권단은 대유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 개시가 결정된 것을 계기로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유플러스가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실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석연치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법적 대응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