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강스템바이오텍이 유사장기인 '오가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선 아토피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실패로 낮아진 기업 가치를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는 신사업을 통해 회복하기 위해서다. 오가노이드는 마땅한 선두주자가 없는 분야라 강스템바이오텍이 연내 오가노이드 활용 화장품 효력평가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면 지속적인 임상 추진에 필요한 자금조달 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연내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효력평가 서비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오가노이드는 장기모사체로 '미니장기'라고도 불린다.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해 만들어지며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개인 맞춤형 약물 스크리닝 등을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아직 오가노이드 분야는 선두두자가 없어 기술력만 확보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손꼽힌다. 

줄기세포 기반 연구기업인 강스템바이오텍도 이 같은 오가노이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먼저 피부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만든 차세대 인공피부로 화장품 효력평가 사업화를 개시한뒤 의료기기 및 의약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피엔케이임상연구센터와 피부 오가노이드 활용 효능평가 플랫폼 개발을 위한 상호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피엔케이임상연구센터는 국내 1위 피부임상(인체적용시험) 전문기관으로 지난해 화장품 인체적용시험 서비스 사업 매출은 16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인체 피부 시험을 대체할 수 있는 피부 오가노이드 플랫폼 개발이 마무리 단계며, 이를 통한 동물대체시험 사업도 곧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동물실험 화장품 수입·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유럽연합(EU) 등 전세계 40개국에서도 동물실험을 완전·부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 중인만큼 사업이 본격화되면 기존 화장품 효능평가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장품 효능평가 시장은 약 2000억원대의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피부장벽, 주름·미백 등 화장품 효력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해당 인공피부는 제품 사용 전후 결과를 조직분석 이미지 데이터로 제시해 기존의 도표나 그래프로 표현됐던 단편적 결과에 비해 높은 신뢰성을 가지는 과학적 근거자료 및 마케팅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강스템바이오텍은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탈모치료제와 췌장 오가이이드를 활용한 제1형 당뇨병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 모발이식의 경우 자가모낭을 채취해 탈모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모낭 채취부위와 이식부위의 통증, 흉터, 모낭염, 모발탈락 등의 부작용이 존재했다. 하지만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이식 없이 모낭 및 줄기세포를 탈모부위에 곧바로 이식해 불필요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췌도 오가노이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미 당뇨병 마우스 모델의 피하에 췌도 오가노이드를 이식해 예비시험을 진행한 결과 혈당 수치가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관련 연구에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강스템바이오텍은 첨단생체소재 전문 기업 세라트젠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양사간 협력을 통해 기존 오가노이드 연구개발의 한계점을 뛰어넘는 기술 도약과 더불어 당뇨병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내 당뇨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효력평가를 완료하는 등 췌도 오가노이드 기반 당뇨병 신약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