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태양금속공업(태양금속)이 최근 정치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우삼 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이 커진 까닭이다.

태양금속은 올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한우삼 회장(34.46%) 및 특수관계자인이 41.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020년 한 차례 아들 한성훈 공동대표에 주식을 증여했으나, 한 회장이 여전히 절대적인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성훈 대표는 2대 주주로 지분 3.83%를 차지하고 있다. 

한 대표는 1971년생으로 2007년부터 태양금속 부사장에 부임했다. 이후 2010년 3월 등기임원, 이듬해 8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본격적으로 태양금속 경영에 참여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한참 뒤인 2020년이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그해 3월 태양금속의 주가는 670원까지 떨어졌고, 두 달 뒤인 5월 한 회장은 한 대표에게 지분 140만5165주를 증여해 한 대표가 단번에 2대 주주로 등극할 수 있었다. 

2020년 5월 태양금속의 주가가 1195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여한 주식 금액은 약 17억원이다. 세율, 누진 공제 등을 따지면 주식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5억원 가량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시장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한 시기를 이용해 회사가 승계 작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태양금속은 소액주주들로부터 승계를 위해 주가를 부양하지 않는다는 의혹도 산 바 있다. 2017년 노회현 국제지식재산연수원 교수가 경영 참여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태양금속의 지분을 6.61%까지 사들이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 노 교수는 당시 태양금속이 주가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을 이유로 주가 부양 의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자산재평가와 회계장부 열람 등을 요구했으나 태양금속이 이를 거부해 직접 주주총회를 개최하려 했다. 그러나 노 교수가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은 각하되면서 일단락 됐다.

시장은 한 회장이 1944년생으로 내년 만 80세가 되는 만큼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 중이다. 다만 24일 기준 태양금속의 주가는 3405원으로 주식 증여가 진행됐던 2020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태양금속의 주가가 상승한 배경으로는 회사가 정치 테마주로 묶이고 있는 점이 꼽힌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장관의 출마 기대감에 힘입어 몇몇 테마주들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는데, 태양금속도 그 중 하나인 것. 실제 한 장관과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엮인 곳들의 주가는 최근 10~40%가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만일 현재 주가(3405원) 기준 한우삼 회장이 보유한 1533만7450주를 모두 증여한다고 가정할 시 증여 금액은 522억원에 달한다. 증여하는 주식이 30억원 이상이면 세율 50%가 붙으므로 증여세는 약 250억원까지 불어난다. 첫 승계작업이 진행된 2020년도 주가(1195원) 대비로는 70억원가량 증여세가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기 전인 6월 말 태양금속 주가가 1785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으로선 주식을 증여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이라며 "정치 테마주는 선거 전후 급락할 가능성도 있어 회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양금속 관계자는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