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모나미가 올해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력인 문구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사업 확대로 관련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시장에선 모나미가 주력으로 하는 색조 화장품 부문의 마진율이 높지 않은 데다 대형 고객사 확보가 관건인 만큼 해당 사업에선 단기간 내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중이다. 

모나미는 올 3분기 2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앞서 2분기에 2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수익 개선에 실패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마이너스(-) 3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모나미가 적자로 돌아선 건 문구, 컴퓨터 소모품 등 기존 사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업 관련 투자를 빠르게 확대한 영향이다. 이 회사는 2012년까지만 해도 문구 사업과 프린터·잉크카트리지 등을 판매하는 컴퓨터소모품 사업을 통해 26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문구 부문은 1194억원, 컴퓨터소모품 부문은 1411억원, 기타(기업 서비스, 임대 등) 부문은 130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컴퓨터소모품 부문에서 기존 대형 고객사와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매출이 504억원으로 64.3%나 급감했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장치 이용 증가로 인해 문구 사업의 성장세도 꺾이면서 모나미는 작년 말 기준 매출이 1495억원으로 10년 새 43%나 감소한 상태다.

수익성 역시 같은 기간 95억원에서 63억원으로 33.7% 가량 줄어들었다. 다만 모나미가 일찍이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제품 생산을 줄이고 상품 수입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택한 덕분에 매출 대비 감소 폭이 크진 않았다.

문제는 모나미가 2021년 화장품 주문자위탁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에 뛰어들면서 관련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단 점이다. 올 3분기만 봐도 이 회사의 차입금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5.8%(836억원→969억원) 늘었고, 이에 따라 이자비용은 6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에 시장에선 올해 모나미가 연간 적자를 내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장품 사업 관련 비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가 아직 사업보고서상 화장품 매출을 별도로 기재하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모나미는 2012년 게다가 모나미가 뛰어든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등 색조 화장품의 경우 기초 제품 대비 다양한 색상, 질감, 구성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 수익성 확보가 쉽잖다.

시장 한 관계자는 "색조 화장품은 기초 제품 대비 소비자 가격도 저렴해 마진율이 높지 않다"며 "유의미한 수익을 거두려면 글로벌 대형 고객사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모나미의 경우 기존 국내 고객사 외 눈에 띄는 대형사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화장품 사업은 1~2년 내 수익 궤도에 오르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모나미는 컴퓨터소모제품, 문구류 모두 몸집이 줄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4분기에도 매출 확대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연간 실적도 위태롭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업보고서상 화장품 매출을 별도로 기재하지 않는 다는 건 매우 미미한 수준이란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모나미 관계자는 "2·3분기 영업 적자는 인프라 투자에 따른 회계 비용 증가로 인한 것"이라며 "자사는 문구류 자체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소장용, 선물용의 프리미엄 펜 제품군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