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오는 12월 1일 CEO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세대교체 선봉장으로 나선 김 사장의 사업전략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김 사장이 엔지니어 출신인 만큼 연구개발에 힘을 실으며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내실 있는 사업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배터리 업계는 재무·전략통 출신이 강세였다. LG엔솔의 직전 CEO인 권영수 부회장을 비롯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재무통,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전략통으로 통한다. 배터리 업계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전략적 투자를 추진해야 했던 만큼 전략가로 통하던 인물들이 배터리 사업을 맡아왔다. 

반면 1969년생인 김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연세대 금속공학과와 카이스트 재료공학 석·박사를 졸업한 후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했다. 김 사장은 연구개발(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기술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이 필요했는데, 이같은 요구에 김 사장이 부합하다는 평가다. 

향후 '김동명 CEO 체제'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품질 역량 고도화, 선제적 미래준비 관점의 조직역량 강화 등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우선 김 사장이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술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방증하듯 LG엔솔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선 기술인력의 중용이 돋보였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는 한명이었는데,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인 최승돈 전무가 그 주인공이다. 

최승돈 신임 부사장은 1972년생으로 연세대 금속공학을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 재료공학 석·박사를 학위를 취득했다. 김동명 CEO와 최 부사장은 연세대 금속공학과 동문이다. 그는 2018년 LG화학 자동차전지개발센터 Cell개발담당을 거쳐 2021년부터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을 맡아왔다. 

이와 함께 셀선행개발센터장이었던 김제영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고 연구개발 조직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임명됐다. 김 전무는 카이스트 화학공학 박사 출신의 엔지니어로 대내외적으로는 이차전지 분야 기술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사장이 신임 CEO로 선임되면서 연구개발 전략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김 사장 본인도 연구센터에 몸담았던 만큼 기술개발과 연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란 게 업계 판단이다. 

그간 LG엔솔은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적이었으나 연구개발에선 경쟁사인 삼성SDI에 비해 적은 비용을 지출해왔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엔솔은 올해 연구개발에 7304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8364억원으로 1000억원가량 더 많았다. 상황이 이러니 LG엔솔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공들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명 신임 CEO는 배터리 개발부터 생산, 상품 기획까지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며 "젊은 리더답게 김동명 CEO 체제에서 손발을 맞출 조직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