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슈퍼사업부 대표(사진)의 전략적 선택이었던 '롭스플러스'가 당초 계획보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매장 수만 봐도 론칭 초기 계획 대비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롯데마트 측은 대형마트의 리뉴얼 과정에서 롭스플러스를 입점시키는 전략을 통해 점진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단 입장이다.

롯데쇼핑의 롭스는 2013년 서울 홍대에 1호점을 열고 공격적 투자로 108곳까지 매장을 확장했다. 사업 초기에는 롯데쇼핑 슈퍼사업부가 운영하였으나 2015년부터 독립 사업부로 분리되어 본격적으로 수도권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응하지 못했던 데다, 업계 1위였던 CJ올리브영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롭스는 사업 시작 이후부터 2020년 마트 사업부로 흡수되기 전까지 누적된 적자가 2172원에 달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H&B 사업에 뛰어든 지 8년 만인 2021년 오프라인 매장의 철수를 결정하고 2022년말 모든 점포를 정리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이런 상황에도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강화한 '롭스 플러스'를 롯데마트 내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 형태로 선보이는 전략으로 변경했다. 고정 비용은 최소화하면서도 수요가 있는 뷰티, 건기식 전문 매장으로서의 경쟁력은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였다. 이에 롭스플러스는 작년 4월 전남 여수에 1호점 오픈한 지 불과 8개월여 만에 매장수를 12개로 늘리며 세를 확장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슈퍼사업부 대표(부사장)가 과거 롭스 대표로 재직했단 점이다. 실제 강 대표는 2015년부터 롯데쇼핑 H&B사업본부 롭스 대표를 3년간 맡았고, 이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거쳐 2020년 롯데마트 대표(전무)로 올랐다. 또한 그는 롯데마트 대표로 오른 후 롭스부터 칼을 댔다. 롭스의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롭스사업부를 할인점사업부에 통합하고, 상품 구성과 출점 전략을 변경했던 것이다.

문제는 올해 롭스플러스가 3개 지점을 여는데 그쳤단 점이다. 롭스플러스 오픈 당시만 해도 올해 말까지 26곳으로 확대하려 했던 계획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에 시장에선 롭스플러스가 회사의 기대와 달리 집객 효과가 크지 않는 등 마트와 H&B 사업 간 시너지가 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해당 전략을 짠 강성현 대표가 롭스플러스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반응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과거 롯데쇼핑이 롭스를 주력사업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에 온라인 전환이 늦어지고 출점 확대도 더뎌지는 등 시장 경쟁력이 뒤쳐졌고, 현재도 변한 게 없어 보인다"라며 "롭스플러스 상품 구성이 고객 유입을 확대할 만한 성격이 아닌 만큼 마트와 H&B의 시너지를 기대하긴 힘든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롭스플러스는 롯데마트의 리뉴얼 전략과 시기가 맞아야 늘릴 수 있다"며 "H&B의 경우 당연히 공격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뷰티 제품의 경우 기존에 마트에서 운영했던 품목 수에서 5배 가량, 건강식품은 2배 가량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롭스플러스 공간은 대형마트의 집객을 유도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며 "리뉴얼된 마트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롭스플러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