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내년 물류센터 시장은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하면서 성장이 둔화하거나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글로벌 제조업 반등에 따른 수출회복  및 중국인 관광객 입국에 따른 소비유입 기대감 등에 힘입어 물류센터의 입지와 물량 처리 여력 등에 따라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은 4일 발간한 물류센터 시장 동향을 조망하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스턴투자운용의 리서치 조직인 R&S(Research&Strategy)실은 "내년 물류시장 실적은 예정된 공실률 상승과 내수부진이라는 두 가지 악조건 속에서 쿠팡, 네이버 등 양대 이커머스사의 점유율 경쟁과 택배사들의 신규 이커머스 화주 유치 정도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년 한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2%로 전망됐다. 올해 GDP 성장률이 1.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2.9%로 전망된 내년 글로벌 GDP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내수경기 부진에 따라 수도권 물류센터의 주요 임차인인 운송 서비스사와 이커머스사가 내년에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된 물류센터 공급량이 상당하다는 점도 내년 물류센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마스턴투자운용 R&S실은 올해 3분기까지 수도권에 신규 물류센터가 약 130만평 공급된 것으로 분석했다. 약 90만평에 그쳤던 지난해 공급량을 3분기 만에 뛰어 넘었다. 

내수 부진 및 공실률 증가로 물류센터 시장 업황악화가 전망된 가운데 수출 회복과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반등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글로벌 제조업 반등으로 수출 경제가 살아나며 내수 경제도 함께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약 6년 만에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유커(游客·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 증가에 따른 내수 소비 진작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2023년 물류센터 인허가 대비 착공 비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공급 예정량이 조정돼 공실률 또한 양호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인허가 대비 착공비율은 68%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22%에 그쳤다. 

이커머스 회사들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기대요소로 꼽혔다. 주요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배송 서비스가 확장됨에 따라 우수한 입지와 뛰어난 물리적 스펙을 가진 물류센터의 매력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유명한 마스턴투자운용 R&S실 실장은 "우수한 입지와 스펙을 가진 물류센터의 존재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체계적인 권역별 임차인 분석과 정교한 시장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