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닥 상장회사인 하이드로리튬이 기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잇따라 신주 상장하면서 본격적인 오버행(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대규모 엑시트(차익실현)가 예고된 상황이지만, 회사가 공을 들여온 '리튬 신사업'은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향후 회사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드로리튬은 지난 4일 발행한 500억원 규모 1회차 CB 중 143억원에 해당하는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22일이며 전환가액은 3304원이다. 이날 하이드로리튬의 종가가 9940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CB 투자자는 200.84%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해당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후 1회차 CB 미상환 잔여액은 357억원이다.

매도 대기 물량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발행한 500억원 규모 1회차 BW 역시 신주인수권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신주인수권행사 가능일(11월 19일)부터 시작해 다섯차례에 걸쳐 총 267억원 규모 신주인수권이 행사됐다. 행사가액은 1회차 CB와 같은 3304원이다.

현재 주식 전환 청구가 이뤄진 물량은 총 1231만여주(CB 432만여주+BW 799만여주)다. 이는 총 주식수 대비 37.42% 수준이다. 1회차 CB와 1회차 BW 잔여 전환 물량까지 합치면 현재 전환가 기준으로 총 3026만여주로 총 주식수 대비 59.52% 수준이다. 기업가치가 변동 없다는 전제로 단순 계산하면 주가가 40.47% 수준으로 희석되는 셈이다.

하이드로리튬은 9월 말 기준 CB와 BW발행으로 조달한 1000억원 중 661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소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리튬플러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초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배터리 소재 기업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9월 말 기준 이 회사 매출의 73.7%는 기타시공에서 발생했다. 이밖에 교량시공(9.8%), PAP옹벽공사(4.6%), 영구앵커 판매(1.5%) 등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분기보고서상 리튬 관련 매출은 전무하다.

특히 이 회사의 최대매출처는 최대주주인 리튬플러스다. 이 회사는 리튬플러스 금산공장 사무동공사, 생산설비공사, 시설수선공사 등 총 33건의 공사를 진행했다. 총 수주금액 및 공사수익 인식금액은 131억으로 3분기말 누적 매출(181억원) 대비 72.37%에 달한다.

하이드로리튬의 리튬 사업이 인허가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새만금 국가사업단지에 약 10만제곱미터 규모 부동산을 151억여원에 매입하고 수산화리튬 대량 생산 공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 새만금산업단지사업단의 입주기업 증가로 사업일정이 늦어져 기존 9월 예정이던 등기일이 올해 말로 연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산화리튬 신사업에 쏠린 기대가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대규모 매도물량이 출회할 경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자도 이같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드로리튬 관계자는 "리튬 사업 실적은 내년 중순 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