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정철동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첫 번째 희망퇴직에 나선다. 정 사장 취임 이전에 노조가 합의한 사안이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 이후 사업구조 재편과 원가혁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정 사장이 취임 메시지를 통해 '실적 개선', '미래 경쟁력 강화',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핵심 과제로 꼽은 만큼 정철동號(호)가 본격 가동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부터 만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이달 중 희망퇴직 신청, 심의, 대상자 확정 등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36개월치 급여와 자녀 학자금이 지급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전임 사장 시절 회사와 노조가 서로 합의한 사안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정 사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와 올해 경기 파주 P7, 구미 P62 등의 노후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생산직 여유 인력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18~2020년 3년간 희망퇴직을 통한 고강도 직원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퇴직 위로금으로 4051억47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직원 수는 2만9272명으로, 지난 2020년 2만5980명 대비 3292명 늘었다. 이어 실적 부진 여파로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이 이어지며 올 상반기 기준 직원수는 2만838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LCD 사업에서 큰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 3분기 영업손실은 6621억원으로 올해에만 누적 적자가 2조6400억원을 넘는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LCD 사업 철수를 진행하면서 인력도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이번 희망퇴직이 끝난 후 적자 사업을 본격 구조조정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앞서 LG이노텍 사장을 맡으며 스마트폰 주 기판(HDI), 발광다이오드(LED) 등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사업의 과감한 철수를 지휘했다. LED를 생산하는 파주사업장의 생산인력을 절반 가량 줄이는 등 극한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회사 체질 개선을 주도한 바 있다.

실제 정 사장은 1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실적 턴어라운드(반등)가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고객과 약속된 사업을 철저하게 완수해 내고 계획된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전반의 원가 혁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품질, 가격, 납기 등 기업 경쟁력의 기본부터 강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많이 소통할 것"이란 뜻을 나타냈다.

또 내년에 정 사장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 공장이 매각되면 1조원 이상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LCD 사업에서 수 천억원 규모 적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와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CSOT를 통해 광저우 LCD 공장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매출액 7조483억원, 영업이익 89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기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