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성사되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집중력 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6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CJ ENM이 전일 서울 마포구 CJ ENM 상암센터에서 개최한 행사 '2023 CJ ENM 컬처TALK #6'에서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정 평론가는 'OTT 시대 K예능의 트렌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평론가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항할 수 있는 토종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소비자가 OTT에 지출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며 "합병이 되면 무분별한 오리지널 콘텐츠 보다는 소비자 흥미를 확실히 끌 수 있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4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티빙 최대주주는 CJ ENM으로 지분 48.9%를 들고 있다. 웨이브 최대 주주는 SK스퀘어로 지분 40.5%를 보유 중이다. 두 OTT가 합병으로 거두게 될 사업적 시너지는 분명하지만, 실제 합병이 성사되려면 합병비율 산정과 공정위 심사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각 사에 투자한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의 이해관계도 살펴야 한다.

또 정 평론가는 OTT 중심으로 변화된 미디어 환경이 예능 등 콘텐츠 제작 트렌드를 좌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시청자들은 지상파·케이블·종편 등 방송국이 방영해주는 콘텐츠를 봤다"며 "그러나 지금 시청자들은 OTT를 구독하며 재미있는 콘텐츠를 직접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 환경이 플랫폼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넘어갔으며, 따라서 글로벌 OTT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도 대형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희연 CJ ENM 책임PD도 연사로 참여해 '예능의 트렌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PD는 tvN에서 방영된 '집밥 백선생',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리즈 등 다수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연출했다. 현재는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의 연출에도 참여하고 있다.

박 PD는 "프로그램 기획이 시작되는 과정은 각각 다르지만, 대체로는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포인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사회 현상 등을 고려하게 된다"며 "분명한 것은 예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장르며, 따라서 경험을 통해 얻은 소재를 활용하고 결이 같은 사람과 공동으로 작업하며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