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글로벌 2위 폴리머 안정제 회사 송원산업이 이르면 연내 새 주인을 찾을 전망이다. 예비입찰 전부터 이 회사는 최대주주인 송원물산과 오너일가 등이 보유한 지분(35.7%)에 대한 매각 가격으로 3000억~4000억원을 희망했다.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3만5063원~4만6750원인데, 최근 송원산업 주가가 2만원 안팎에서 움직인 것을 볼 때 격차가 상당하다. 시장에서도 이 부분에서 물음표를 달고 있다. 현 주가 기준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이상 얹어 달란 얘기인데, 전례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11일 진행된 본입찰은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심팩, TKG태광 '3파전'으로 관측된다. 송원산업 측은 여전히 희망 가격으로 3000억~4000억원 수준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도 "지분 매각가와 현 주가 간 괴리가 상당해 인수 참가자들도 이 부분을 난감해 한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송원물산을 비롯한 오너일가 등이 보유한 총 35.7%다. 송원산업의 최근 7거래일간 평균 주가는 약 2만원이다. 이를 대입하면 매각 대상 지분의 평가액은 1710억원으로, 희망 가격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현재 시가 보다 최소 70%에서 최대 130%까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달라는 셈이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송원물산의 목표주가 2만6000원을 대입해도 회사 측이 제시한 가격에는 못 미친다.

올해 9월 말 기준 BPS(주당순자산가치)를 대입해 계산한 결과 송원산업의 몸값은 PBR(주가순자산비율) 1.2~1.6배 수준이다. 

만약 작년 매각이 진행됐다면, 과도한 가격이라는 얘기는 지금보단 덜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 중 주가가 가장 높았던 때는 작년 5월 6일로, 2만8100원을 기록했다. 당시 BPS를 대입해 계산해 보면 PBR은 1.2배로, 희망 가격을 대입해 환산한 PBR과 큰 차이가 없다. 2만8100원을 대입해 계산한 시가총액은 6744억원이다. 

여기에 당시 순차입금 더해 단순 계산하면 EV(기업가치는)는 대략 9100억원 수준이다. 매각 대상인 지분 가치는 3200억원으로 추산돼 희망 가격과 엇비슷하다. 현재 시가총액은 4670억원으로 작년 최고가 대비 30.8% 줄었다. 폴리머 안정제로 글로벌 2등이라는 강점에도 가격 측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다. 

한편 송원산업은 수출 비중이 큰 회사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 합해 매출 비중이 과반에 달해, 양국의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료 가격도 떨어지지만, 제품 가격도 그만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 달러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 떨어지면 작년에는 순이익이 66억원 감소했지만, 올해는 72억원 감소했다. 폴리머 안정제 등 산업용 화학제품 가격이 작년 kg당 7553원에 판매된 반면, 올해 3분기에는 kg당 6565원에 판매된 까닭이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작년 호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겠지만,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라며 "내년 석유화학 산업이 '상저하고'로 전망돼 송원산업도 내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