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주류·담배 부문(DF2지역) 신규 사업자 입찰에 참여할 것을 암시했다. 해당 면세점이 주류·담배 수요가 특히 높아 '알짜 사업권'으로 불리는 만큼 회사의 지속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면세점은 홍콩 항공사 캐세이와 협력을 통해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19일 열린 캐세이와의 업무협약식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회사의 모든 비즈니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게 목표고, 그런 측면에서 김포공항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호텔신라의 면세점이 운영 중인 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 주류·담배 부문(DF2구역) 사업권은 내년 4월말 만료된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앞서 8일 김포공항 출국장 DF2구역 면세점 운영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참가등록은 내년 1월 15일 오후 2시까지며 임대기간은 7년이다.

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경우 중국·일본 노선 승객들의 주류·담배 수요가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DF2지역 신규 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면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시장 판도를 뒤집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기존 사업자인 신라면세점을 비롯해 롯데·현대백화점면세점도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유신열 대표는 신세계면세점의 해외사업 진출 소식도 전했다. 그는 "인천공항 4기 면세점 사업이 내년 안정화되면, 그곳에서 비축된 힘으로 해외진출을 검토할 것"이라며 "여러 지역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동남아부터 시작해 조금씩 넓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이 동남아 시장을 점찍은 것은 협력사인 캐세이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세이가 약 1000만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 최대의 항공사이자 세계 10대 항공사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미주나 유럽쪽은 거리·문화·가격 등에서 괴리가 있기 때문에 당장 사업을 확장하기가 어렵다"며 "1차적으로 아시아지역에서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캐세이와 협력을 한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사의 내재적인 역량과 외부적인 환경이 일치한다면 홍콩 첵랍콩 공항 입점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며 해외사업 진출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시내면세점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저만의 의지만으로 될 수 없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관세청의 특허 여부 등을 비롯해 폭넓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캐세이의 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손건일 신세계면세점 상무는 "신세계그룹이 가진 큰 장점 중에 하나는 국내 리테일사 중에 으뜸이라는 점"이라며 "캐세이는 신세계면세점 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과도 협업을 차근차근 논의해가는 과정에 있다"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