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농식품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진행하면서다. 잠재력 높은 농식품 경영체들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농식품모태펀드) 자펀드가 투자할 곳을 늘려 농식품 벤처투자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농금원은 서울시 여의도에 소재한 CCMM 빌딩에서 '2023년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성과보고회'를 진행했다. 농금원은 지난 2016년부터 농식품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크라우드펀딩을 받은 농식품 벤처기업 중 특히 우수한 성과를 낸 4곳 기업을 표창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금원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시장 정착과 지속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펀딩을 받아 성장하면, 농금원이 운용하는 농식품모태펀드 자펀드들이 투자할 곳도 늘어나게 된다. 농식품 벤처투자 생태계 저변을 넓히고, 투자와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는 선순환을 돕는 셈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증권형과 후원형으로 운영된다. 증권형은 투자자들에게 증권 또는 채권을 발행하고, 배당과 이자를 제공하는 형태다. 후원형은 기업이 투자금 대가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농금원은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수수료를 지원한다. 여러 애로사항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 또한 제공한다.

증권형 분야 최우수상은 국내산 한약재 등을 이용해 유아 음료를 제조하는 '알로식품연구소'가 수상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설립됐으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매출은 13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물류창고를 확장하고 3PL(제3자물류)를 도입해 매출을 더 늘릴 계획을 세웠다.

증권형 우수상은 우유를 원료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능물질인 '큐시락토'를 제조하는 '쿼럼바이오'가 수상했다. 이 회사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진과 치과의사들이 지난 2013년 설립한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올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억원을 조달했다. 또 올 7월에는 한국특허정보원이 주최하는 '2023 대한민국 우수 특허 대상'도 수상했다.

후원형 부문 최우수상은 국산 생 원유를 사용해 튀르키예 전통 음식인 카이막을 만드는 '뷔에르'가 받았다. 뷔에르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신생 농식품벤처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쿠팡과 네이버스토어 등을 통해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으며 향후 백화점 등에 회사 제품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후원형 우수상은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액상 블렌드 제품을 만드는 '레비테이트'가 받았다. 회사가 제조한 블렌드 스틱을 탄산수 등과 섞으면 하이볼 등을 만들 수 있다. 이 회사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누적 3억5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의 직접 투자도 유치했다. 누적 판매량은 50만개가 넘는다.

백종철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은 "농금원은 지난 2016년부터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 농식품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비롯한 지원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농식품 벤처기업이 투자 소외 분야에서 투자 중심 분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