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박대창 일동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78년 일동제약(현 일동홀딩스)에 입사한 박 대표의 50년 근속이 몇 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임 이정치 대표도 18년간 회사를 이끈 전례를 고려했을 때 박 대표의 재신임에 무게가 실린단 관측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24일이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78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생산·영업·기획·전략·구매 등 회사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2002년 상무이사에 오른 뒤 안성공장장, 생산부문장(전무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일동제약그룹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2021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그는 올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대표가 회사를 이끌기 전부터 일동홀딩스는 과도한 영업비용으로 적자에 시달렸다. 여기에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어나며 적자폭이 커졌고, 2021년 이후엔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상황도 예년과 비슷하다. 3분기까지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343억원) 줄어든 479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과 판매관리비가 감소했지만 영업적자는 2.3%(16억원) 늘어난 708억원을 기록했다. 이자 등 금융비용이 증가하며 3분기 누적 손실이 1078억원에 달한다. 

일동홀딩스 재무상황이 악화된 이유는 종속회사인 일동제약과 아이디언스의 부진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의 경우 막대한 연구개발비 지출로 2019년부터 매년 손실이 커지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담당하는 아이디언스는 2019년 설립 이후 실적을 내지 못하고 매년 적자가 쌓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일동홀딩스의 수익성 악화가 박 대표의 재신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향후 회사의 재무상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그동안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던 연구개발(R&D) 부문을 올해 물적분할한 뒤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했다. 이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 주요 파이프라인 R&D에 필요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노비아는 후보물질 단계에서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및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오히려 박 대표가 올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단 점에서 새 임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951년생인 그가 고령에 접어들었지만 전임인 이정치 대표도 18년간 회사를 이끌며 80세까지 자리를 지킨 전례를 봤을 때도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윤원영 회장(1938년생)이 여전히 건재하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점도 박 대표 재신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9월말 기준, 윤 회장은 회사 주식 14.83%(171만1748주)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이며, 최대주주는 '씨엠제이씨'(지분율 17.02%)다. 씨엠제이씨는 전산시스템 용역서비스업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윤 회장의 아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9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