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국내 30위권 건설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했다. 태영건설은 이날 만기가 돌아온 480억원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 빌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은행에 채권단협의회 구성을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이후 채권단과 태영건설은 기업개선 계획을 세워 기업 정상화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워크아웃은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 등을 해주는 제도다.

태영건설의 부실 우려가 확산한 데에는 그동안 불안한 재무상태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개별 사업장의 PF 대출에 제공한 채무보증 잔액은 연결 기준 7조4422억원에 달한다. 미사용 한도가 1조922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태영건설이 보증한 PF 대출은 총 5조5198억원으로 추산된다.

태영건설은 '데시앙'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올해 시공능력 16위의 종합 건설사다. 태영건설은 1980년대 말 1기 신도시 조성 사업 등을 통해 성장했고, 1990년 국내 첫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돼 SBS를 소유한 태영그룹 모태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