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후폭풍이 유동화증권에도 미치는 모양새다. 신용평가사들이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강등함에 따라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CCC'로 낮췄다. 태영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A2-'에서 'CCC'로 강등했다. 이는 태영건설이 2023년 12월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태영건설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됨에 따라 회사가 보증을 제공한 유동화증권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2023년 3월 알피오산제이차라는 특수목적법인(SPC)가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제3회차 전자단기사채(ABSTB) 신용등급이 'A2-'에서 'C'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해당 ABSTB는 오산 세교2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발행했다.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만큼 특수목적회사(SPC)에 대한 자금보충 및 미이행 시 채무인수 의무를 제공했다.

SPC 로테이션제삼차가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신용등급도 'A2-'에서 'C'로 강등됐다. 이 ABCP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원에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사업 진행을 위해 발행한 것으로 태영건설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확약서를 체결했다.

이 밖에도 티와이디제일차가 서울 구로구 일원에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발행한 44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담보부대출(ABL) 신용등급도 'A-'에서 'CCC'로 조정됐다.

이들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데에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유동화증권에 보증을 제공한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관련 유동화증권 신용등급도 같은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동화증권 신용등급이 낮아질 경우 차환 시 금리도 상향조정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는 결국 신용등급에 따라서 움직인다"며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면 재연장이나 차완 시 금리가 올라가며 금융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영건설의 경우 워크아웃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조정된 것이기 때문에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금리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등급만 놓고 보면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지만, 태영건설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채권단도 결국 원금 회수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를 고려한다면 금리를 올리기보단 오히려 낮추거나 만기를 연장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한 시장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에 대한 제한적인 익스포저(위험노출) 규모, 정부의 발 빠른 지원책을 고려할 때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상황에서 건설사는 타 업권에 비해서 자금유통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급격한 유동성 흡수 시기가 지난 만큼 단기간 과거와 같은 대규모 차환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