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한세실업이 빠른 속도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0년부터 기존 생산라인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 중인 데다 베트남 지역의 생산 수직계열화 효과를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과테말라 지역에서도 수직계열화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영업이익률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5일 유통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작년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7812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9.23%로 전년 대비 1.09%포인트(p) 상승했다.

한세실업은 최근 4년 간 꾸준히 영업이익률을 개선해왔다. 2020년만 해도 3.82%를 기록했던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2021년 6.38% ▲2022년 8.14%으로 상승했다. 이어 작년 컨센서스에 부합하면 4년 새 5.41%p 상승하게 된다.

한세실업의 수익성 개선은 2013년부터 진행해온 수직계열화 덕분으로 풀이된다. 당초 한세실업은 외주가공 또는 수입한 원단을 베트남, 니카라과 등에 위치한 현지 공장으로 보내 의류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방적·염색·가공→원단 중개→봉제·제조'의 의류 생산 공정을 수직계열화 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직접 원단 제조에 나섰다. 2013년엔 베트남 염색공장 C&T VINA를 인수했고 이듬해 원단 전문 자회사 칼라앤터치를 설립하면서 수직계열화를 본격화했다.

이후 한세실업은 2018년 베트남에 의류 염색가공을 담당하는 C&T G-TECH를 세우며 원단 사업을 확장했다. 이에 따라 한세실업의 매출원가율은 2020년 87%에서 2022년 84.7%로 2.3%p 하락했다.

여기에 한세실업이 2020년부터 도입한 스마트 공정시스템 '햄스(HAMS)'도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기존 생산라인에 자체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원가 효율화를 이룬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생산성은 5~10% 향상되는 반면 생산 비용은 5~7% 감소한다. 한세실업은 전체 생산라인 중 현재까지 50% 가량 햄스 도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세실업은 베트남(3)·인도네시아(2)·니카라과(1)·과테말라(2)·아이티(1)·미얀마(2) 등 총 11개의 의류 생산공장과 베트남에 2개의 원단·염색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세실업이 당분간 현재와 같은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 중이다. 현재 이 회사가 중남미 지역에서도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빠르게 생산설비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세실업은 2026년까지 과테말라 지역에 약 4200억원(3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는 "의류 생산 과정을 수직계열화 할 경우 외주가공비를 절감할 뿐만 아니라 대내외 변수에도 안정적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한세실업이 일찍이 수직계열화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공정시스템 도입과 수직계열화로 빠르게 생산 효율화를 이루고 있고 저마진 수주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과테말라에서도 염색, 가공 공정을 직접 담당하게 되면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세실업 측은 "설비 자동화와 생산공정 분석 등에 투자해 생산성을 증대하고 원가절감을 이루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C&T G-TECH의 경우 원단 가공 전문성 강화는 물론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단전문 생산 및 수출업체로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