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전진바이오팜의 전환사채(CB) 매각이 3개월째 연기되며 안갯속에 빠졌다. 경영권 이전이 지연되며 주가 또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 매력 하락으로 인해 CB 재매각까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진바이오팜은 만기 전 취득해 보유하고 있던 53억원 규모 8, 9회차 CB 재매각과 관련해 잔금 지급일을 기존 지난 5일에서 오는 31일로 또 다시 연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연홀딩스에게 해당 CB를 액면가보다 높은 80억원에 매각키로 한 이후, 연기한 횟수만 4차례다.

해당 CB는 전환가액 3605원으로 만기일은 8회차 7월9일, 9회차 12월 27일이다. 현재 전환청구권 행사 가능기간으로 CB를 넘겨 받자마자 즉시 주식 전환청구가 가능하다. 이번 CB 거래에서 대연홀딩스의 인수가액을 고려하면 실질 전환가는 5500원이다. 전진바이오팜 주가가 이 수준을 넘으면 투자 수익이 발생한다.

전진바이오팜 주가는 지난해 10월 경영권 매각 공시를 전후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0월 13일과 16일 각각 20.57%, 30%씩 올랐다. 같은 해 11월 17일에는 장중 1만114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최고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CB 투자자들은 54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길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경영권 매각 일정이 연기된 데 따라 이 같은 차익시현을 장담키 어렵게 됐다. 전진바이오팜은 지난해 10월 16일 기존 최대주주인 이태훈외 1인이 보유 주식 55만여주를 주당 3만9777원에 매각하기로 다빈비엔에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경영권 매각 대금은 지난해 11월 24일 모두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3차례나 연기됐다. 현재 다빈비엔에스는 매각 대금 중 84억원 가량을 기지급했고, 나머지 136억원은 오는 9일 지급할 예정이다.

경영권 매각 잔금 납입일이 지속 지연되자 주가도 출렁였다. 주가는 한때 7340원까지 내리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CB 인수자측도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재매각 CB가 전량 전환될 경우 신규 발행주식은 147만여주로 현재 총 주식수 대비 19.71%에 달한다. 액시트(차익시현) 과정에서 발생할 주가하락 분까지 고려하면 수익을 장담할 수 없어진다. 

일각에선 전진바이오팜의 일 거래량이 10만주 내외를 기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화하기 쉽지 않은 물량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CB는 재매각가가 액면금액보다 50% 가량 높아 일반적인 메자닌 투자와 달리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경영권 매각이 불발로 이어질 경우다. 이미 기대심리가 반영된 주가에 실망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큰폭으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FI) 입장에서는 최소한 경영권 매각이 확정된 후에나 CB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지연 같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CB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CB에 항상 따라오는 오버행 이슈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