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퍼스트 무버(First-Mover)' 행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주요 전기차 모델 신차용 타이어 공급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브랜드 입지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신차용 타이어와 교체용 타이어 시장을 동시에 공략 중이다. 

이미 신차용 타이어 공급 시장에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Q4 e-트론', BMW i4, 폭스바겐 'ID.4', 현대차 '아이오닉6', 테슬라 '모델Y'.'모델3' 등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 전기차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 중이다.

한국타이어가 신차용 타이어 공급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타이어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완성차 브랜드의 까다로운 공급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다보니 신차용 타이어 공급 여부는 타이어 기업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의 협업사례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링파오)'의 'C11'에 자사 전기차 전용 초고성능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ev'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세계 친환경차 판매 1위 기업 비야디(BYD)와는 1톤 전기트럭 'T4K'에 소형트럭용 래디얼 타이어 '한국 RA08(Hankook RA08)'을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키로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타이어는 차별화된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과 미래 전기차 기술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중국 소비자들에게 전파하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과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출시하며 교체용 전기차 타이어 시장 장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5월 유럽, 중국을 시작으로 9월과 12월 각각 한국, 미국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출시했다. 아이온은 저소음과 높은 전비 효율, 향상된 마일리지 성능이 균형을 이루며 전기차에 최적화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상용화 이전부터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타깃 삼아 하이테크 연구소 '한국테크노돔'을 중심으로 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기에 현재와 같은 시장 내 입지 확보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전기차 레이싱 대회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이하 포뮬러 E)'에서 전기차 레이싱 타이어 독점 공급사이자 오피셜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 것도 이 같은 기술 개발 노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타이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뮬러 E의 공식 타이어 공급사가 된다는 것은 레이스 타이어의 성능을 넘어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의지와 능력을 입증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기술력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포뮬러 E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회에서 수집된 수많은 데이터를 추후 전기차 전용 타이어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포뮬러 E에서는 다양한 주행 조건이 만들어지고 우수한 드라이버들이 그에 맞춰 효과적 주행을 하고 있어 유의미한 데이터가 수집된다"며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일반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 개발에도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