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야놀자가 중동 지역 확장에 힘을 싣는다. 최근 중동 국가들이 관광을 국가사업으로 키우는 만큼 해당 지역의 호텔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글로벌 사업 확장의 중심 역할을 했던 이지테크노시스(야놀자클라우드 인도법인)가 중동 진출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야놀자클라우드는 올해 중동지역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동지역 진출을 위해 작년 초부터 이 회사는 ▲UAE 경제사절단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 ▲아부다비 K-Travel Week in UAE 등에 연사로 참여했다. 그간 중동 지역 행사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알리며 포석을 깔았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놀자는 신사업인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해왔다.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여행플랫폼(OTA) 기업들이 OTA 시장을 선점한 탓에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2019년부터 가람정보시스템과 씨리얼, 이지테크노시스, 젠룸스, 산하정보기술 등을 인수하며 클라우드 사업 덩치를 키웠다. 현재 야놀자클라우드는 14개 멤버사를 거느리며 전 세계 200개국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야놀자가 중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최근 이 지역에서 월드컵, F1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들을 잇달아 개최하면서 국가적으로 관광사업을 키우고 있어서다. 실제 아랍에미리트(UAE)만 하더라도 4만8000개의 호텔객실 확보를 위해 앞으로 약 3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30년까지 약 378억 달러를 투자해 32만개의 신규 호텔 객실을 오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건설 역시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호텔부동산 연구기관 로징 에코노미트릭스(Lodging Econometrics)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동 지역에서 추진한 신규 호텔 프로젝트는 총 67개로 전년 동기 대비(37개) 56% 증가했다. 신규 사업으로 올해 착공 예정인 호텔은 103개로 집계됐다. 호텔의 예약·주문·고객관리 등의 운영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주는 야놀자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이 그만큼 많아지는 셈이다.

중동 지역 관광산업이 유망한 가운데 기술 개발과 도입이 더디다는 점도 야놀자가 사업 확장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꼽힌다. 클라우드 솔루션 판매와 동시에 여행 산업의 트렌드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외형을 확대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동 지역 확장의 거점 역할은 야놀자의 인도 법인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2019년 글로벌 2위 호텔솔루션(PMS) 기업 이지테크노시스 인수 후 인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지테크노시스의 경우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도 호텔 솔루션 사업을 제공해 왔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이지테크노시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동 지역 특화 솔루션 개발과 고객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야놀자가 작년 인수한 글로벌 B2B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도 중동 지역 확장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GGT는 이스라엘을 기반으로 세계 각지의 호텔·리조트 등의 객실 판권 유통은 물론 항공티켓, 차량 렌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GGT의 풍부한 인벤토리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의 솔루션 판매망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야놀자클라우드 관계자는 "최근 중동지역은 국가적으로 관광사업을 키우고 있는 분위기로 호텔이나 여행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며 "호텔·여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야놀자 입장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GGT 인수를 비롯해 글로벌 솔루션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을 깔아둔 만큼 중동 지역 특화 솔루션 개발과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