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김가영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10일(현지시간) 내년 실적 목표에 대해 "올해가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이지만 작년보다 좀 더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와 같이 말했다. 문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사업 현안과 목표를 밝힌 것은 지난해 말 신임 대표에 오른 후 처음이다.

문 대표는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시장이 어렵다면서도 온디바이스 AI의 성장을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AI란 외부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데이터와 연산을 지원받았던 기존의 클라우드 기반 AI에서 벗어나, 기기 자체에 탑재되어 직접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문 대표는 "온디바이스 AI 때문에 PC 시장이나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해 준다면 저희도 같이 성장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작년만큼 힘들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그동안 모바일 부품 사업을 많이 했는데 이제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할 것"이라며 "차량 카메라를 비롯해 센싱, 제어 기술을 융복합한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에서는 LG이노텍이 글로벌 1등을 하겠다고 목표를 잡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전장 업체들도 실적 및 사업 확대에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가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전장 부품 쪽에서도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이나 라이팅(조명)인데, 이는 자율주행 쪽이다. 

이 분야는 제품을 수주하고 개발하는 데 3년이 걸리고, 양산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린다"며 "호흡을 길게 가지고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자율주행차가 자리를 잡지 못 한 데다, 본격적인 양산도 돌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때 이른 걱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장 사업의 성과가 나오는 시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전장 분야에 3년 전쯤 씨앗을 뿌렸다. 올해 말이나 내년에 양산을 시작할 건데, 규모를 키우는 것은 2027년이나 2028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LG이노텍은 북미 신규 고객사 확보에 따라 생산 물량이 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공장 증설에 나섰다. 이 공장은 모터, 센서,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증설 현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문 대표는 "기존 멕시코 공장이 한 3000평 되는데 작년에 3만평 규모의 부지를 샀다"며 "증설이 확정이 된 게 작년 가을 쯤이고 이제 설계 들어가서 건물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CES 2024 행사를 관람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행사에 오기 전에도 AI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면 되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제품이나 기술을 보여준 데가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