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중심의 '센트럴 홀'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시장 입구를 화려하게 수놓은 LG전자의 신제품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에서 여러 영상이 흘러나오는 동시에 열을 맞춰 앞뒤로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전 세계 최초로 무선 투명 OLED로 개발됐다.

수많은 관람객들은 "아름답다", "놀랍다"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특히 화면이 얼어붙었다가 녹은 후 유리 타일로 변하는 영상이 재생될 때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아울러 영상이 모두 끝날 때까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CES 2024 행사에는 수많은 신기한 기술과 제품이 가득했지만, 그 중에서도 LG전자의 무선 투명 TV는 단연 돋보였다.

부스 안으로 들어서자 오른편에는 가정집 내부의 모습처럼 꾸며두고, 투명 TV를 벽이 아닌 부스 중간에 칸막이처럼 전시했다. 유리처럼 화면 건너편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개방감이 느껴졌다. 어떤 관객들은 TV앞에 가까이 서서 얼마나 투명한지 손을 비추어 보거나, TV의 뒷편에 서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기존 TV처럼 벽에 붙어있을 필요가 없다. 벽 그 자체이자 가구의 역할을 한다. 어떤 분들은 창문 유리 대신 사용하고 싶다고도 하고, 부엌과 거실 중간에 두고 싶다고도 한다." 

무선 투명 OLED에 대해 부스 안내자는 이 같이 말했다. 일반적인 TV의 경우 꺼진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검은 화면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TV 크기가 커질수록 검은 화면이 벽을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미관을 헤친다고 말하기도 한다. LG전자는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노렸다. 투명 TV는 꺼져 있어도 투명한 데다 'Always on display(화면이 꺼져있을 때도 특정 정보가 표시되는 것)' 기능을 통해 언제나 아름다운 영상이 재생된다. 

전시된 TV 역시 화면이 꺼진 상태였지만 꽃이 피고 꽃잎이 흩날리는 영상이 재생됐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영상이라면 마치 어항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것 같았다. LG전자는 현재 여러 작가들과 협의해 꺼진 상태에서 재생할 수 있는 미디어 아트를 다수 선보일 계획이다. 

투명한 상태일 때도 좋지만, '블랙스크린 모드'를 선택하면 더욱 선명한 화면으로 영상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명 TV는 화질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LG는 인공지능(AI)프로세서인 '알파11 프로세서'를 탑재해 화질과 음향을 높였다. 투명한 상태의 아름다움도 놀라웠지만 블랙 스크린 모드에서의 뚜렷한 영상미에 또 다시 감탄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이런 모습에 "꺼져 있을 때 더 아름다운 TV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무선 AV송∙수신 기술을 통해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애 한 차원 높은 미니멀리즘을 구현하고, 설치 장소의 제약을 줄인 것도 시그니처 올레드 T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를 매혹 시킨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 중 고가인 '프리미엄 하이엔드' 수준으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