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탱크터미널 운영업체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를 인수하기 위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IMM PE는 지난해 단 한건의 투자도 집행하지 않았는데 1년 만에 투자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IMM PE는 모건PE와 UTK 인수를 위해 가격 및 조건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글로벌 PEF 클로버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본입찰 직전 발을 빼면서 IMM PE가 단독 원매자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모건PE는 UTK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로는 3000억~4000억원이 거론된다. 회사 실적 상승분만큼 매각가도 높여 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맥쿼리PE는 지난 2017년 약 1000억원을 투자해 UTK를 인수했다. 이후 탱크터미널 확대 및 볼트온(동종기업 인수)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인수 당시 각각 156억원, 64억원이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433억원, 139억원으로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IMM PE가 UTK에 투자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IMM PE는 회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인수를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성장성과 안정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매출, 영업이익 등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UTK 투자는 투자비히클로 활용될 예정인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5호'의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진다. IMM PE는 지난해 펀드를 결성하며 '기업 간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운용 전략을 밝힌 바 있다. UTK는 울산항에서 기업들이 생산하는 원유·석유화학 제품 등 액체 화물을 탱크에 저장해주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일체의 투자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관계자들이 투자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지난해 한 차례 숨을 고른 만큼 올해는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MM PE가 2008년 블라인드펀드를 처음 결성한 이후 투자를 한 건도 집행하지 않은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올해 마수걸이 투자처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송원산업 딜도 물거품이 된 상태다. 송원산업은 지난해 12월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돌연 지분매각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35.65%를 보유한 오너일가는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IMM PE는 지난해 포트폴리오 관리에 집중하며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면서도 "다만 투자를 집행하지 않아 전 분야에서 고른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UTK 투자를 지난해부터 숙고해 왔는데 투자 재개를 위한 신호탄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