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반도체 관련 ETF(상장지수펀드)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이 2024년에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관련 산업들의 올해 전망 역시 밝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코스피에는 반도체 관련 ETF가 28종 상장돼 있다. 이 ETF들의 순자산총액을 더하면 전체 4조5276억원에 이른다. 전년동기 반도체 관련 ETF는 15종 상장됐고 이 ETF들의 전체 순자산총액이 2조134억원이었다. 1년 사이에 반도체 관련 ETF가 2배 가까이 늘어났고 순자산총액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반도체 관련 ETF들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23종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가 비교적 좋지 않은 중국 반도체 관련 ETF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ETF들이 수익률 측면에서 선방했다. 고수익 고위험인 레버리지 ETF를 제외하더라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낸 상품도 있었다.

2024년 첫 상장 포문을 여는 ETF 상품 중에서도 반도체 관련 ETF가 포함됐다. 우리자산운용이 16일 상장하는 'WOORI 반도체밸류체인액티브(우리)' ETF는 반도체 밸류체인(종합반도체 업체 및 장비, 전·후공정 등) 가운데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ETF 상품이다.

2024년에도 반도체 ETF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 업황은 2024년에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반도체와 연관성이 깊은 인공지능(AI)과 로봇 역시 시장 전망이 밝은 산업 분야로 꼽힌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1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25억7200만달러(약 3조3797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25.6% 증가했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계속 줄었다가 2023년 11월부터 반등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연초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0밀리미터 웨이퍼를 환산한 기준으로 2024년 글로벌 반도체 생산 능력이 3000만장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와 연관성 높은 인공지능 및 로봇 시장 역시 올해 활짝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연평균 18.6%씩 성장해 2026년 9000억달러(약 12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자산운용이 연초 인공지능과 로봇을 올해 주목해야 할 ETF 투자 분야로 꼽기로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는 HBM(고대역폭메모리)와 온디바이스 AI 관련 핵심 장비 업체들의 차별화된 수혜가 예상된다"며 "대기업의 로봇 산업 투자 확대와 기존 강소기업의 기술력 축적으로 국내 로봇 산업도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