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B인베스트는 이날 공모가를 340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주식총수는 2000만주, 공모주식수는 666만7000주,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은 20만주다. 공모가 기준으로 환산한 시가총액은 약 913억원이다. 앞서 상장한 캡스톤파트너스(534억원)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보다 약 70% 높은 수준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1955곳이 참여해 경쟁률 838.8대 1을 기록했다. 전체 참여 기관 중 99%가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28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 HB인베스트의 차별화된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등을 높게 평가했다는 게 상장주관사의 설명이다.

HB인베스트는 최종 확정한 공모가를 토대로 16~17일 이틀간 일반청약에 나선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공모 일정은 19일 납입을 마치는 대로 마무리 된다. 거래소와 시장 일정을 고려한 상장 예정일은 오는 25일이다.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은 227억원이다. HB인베스트가 당초 스팩 합병으로 확보하려 했던 148억원보다 53.4% 늘어난 수준이다. 조달한 공모자금은 전부 운용 중인 벤처펀드의 운용사출자금(GP커밋)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에이치비 디지털 혁신성장 2호 투자조합(약정총액 370억원)'에 17억원, '에이치비딥테크 상생투자조합(350억원)'에 28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나머지 자금은 향후 결성 예정인 신규 펀드 3개에 나눠 출자할 예정이다.

HB인베스트는 1999년 설립된 중견 벤처캐피탈이다. 25년간 누적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운용해왔다. 크몽, HPSP, 밀리의서재, 자비스앤빌런즈, 하이퍼코퍼레이션 등 300여개 기업에 투자해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현재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6200억원 상당이다.

작년 상반기에는 투자원금의 3.5배를 회수해 국내 벤처캐피탈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HPSP 투자로 총 821억원을 회수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투자 2년 만에 멀티플(배수) 4.3배에 달하는 회수 성과를 올렸다.

황유선 HB인베스트 대표는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업공개(IPO) 설명회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22년에도 투자원금의 2배 이상을 회수하는 등 매년 안정적인 회수를 진행해왔다"며 "최근 6년간 회수총액은 4800억원이며, 내년 청산을 앞둔 펀드 또한 기준수익률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HB인베스트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100억원 이상의 영업수익을 내면서 6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며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