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OCI그룹이 한미약품그룹과 화학적 결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삼촌이자 오너 2세인 이복영 SGC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해당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선 이복영 회장 등이 70대에 접어들면서 자녀들에게 지분 증여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업가치 측면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12일 발표한 지분거래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외 2명 지분 744만674주를 OCI홀딩스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지분 677만6305주를 OCI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OCI홀딩스가 두 사람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현물출자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신주(643만4316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27% 확보한 최대주주가 되고,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을 8.6% 보유한 단일 1대 주주로 올라선다. OCI홀딩스 현 최대주주인 이화영 회장(7.41%)과 그의 형인 이복영 회장(7.37%)은 2~3대 주주로 내려 앉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의 통합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화영 회장과 이복영 회장 모두 OCI홀딩스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보니 이번 통합 결정에 대해 반대할 명분이 없어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우현 회장의 두 숙부는 부친인 이회림 회장으로부터 OCI(현 OCI홀딩스) 주식을 각각 93만주씩 증여 받으며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지금껏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2017년 이수영 회장 작고 후 그의 아들인 이우현 회장이 OCI홀딩스의 경영을 챙기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OCI홀딩스 출범할 때도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이 신사적으로 이우현 회장의 결정을 밀어줬다"며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의기투합 역시 두 삼촌 입장에선 반대할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우현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당시에도 두 숙부는 배제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 모두 70대에 접어들면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해야 하는 이슈를 남겨둔 상태다. 다시 말해 이들이 보유한 OCI홀딩스 지분 역시 자녀들에게 분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이 기업가치 측면에선 호재기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27% 확보한 직후부터 1년 내 30%까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OCI의 해외 네트워크와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한미사이언스는 신약 개발과 제품 수출을 늘릴 수 있을 테고, OCI홀딩스는 한미약품의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 역시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