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스피어파워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 투자조합 2곳이 2개월만에 16억원 규모의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그간 발목을 잡고 있던 신주 상장금지 가처분 신청이 취하되면서, 사실상 원가로 사들인 CB의 전환청구권 행사 또한 정상화된 까닭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스피어파워는 빅브라더스가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권행사를 이유로 한 주식발행 및 상장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CB와 관련해 지난달 6일과 7일 30억원 규모 전환청구권이 행사됐으나, 가처분으로 인해 신주 상장이 지연됐었다. 스피어파워는 이번 취하로 6회차 CB 전환 주식 52만7889주를 오는 24일 신규상장하기로 했다.

앞서 빅브라더스는 지난달 "스피어파워가 CB를 공정가격 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특정 조합에 재매각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며 전환으로 인한 주식발행 및 상장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당시 스피어파워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60억원 규모 CB의 50%에 대한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다. 이어 취득한 CB를 지예온조합(18억원)과 에스엠1호조합(12억원)에 재매각했다. 매각가는 31억여원으로 사실상 원가에 넘긴 셈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들 조합이 2개월여만에 16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CB 전환 물량이 전체 주식수 대비 3.96%로, 17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만 단순 4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동행복권이 운영하는 복권 '로또' 최근(1102회차) 1등 당첨금이 1인당 13억여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단순계산으로 이들은 복권 당첨에 준하는 수익을 얻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CB 전환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거래일간 스피어파워 일일 거래량은 2만7625~9만1912주 수준에 그쳐 오버행(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30일 30억원 규모 6회차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은 해당 주식을 지속 장내매도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4일부터 지속 장내매도 중에도 전환 주식 대비 17.85%(약 9만4000주)만 매도에 성공했다. 여전히 잔여 주식수는 43만여주에 달한다. 제한적인 거래량으로 액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도 단가는 9160~1만1127원 수준으로 전환가액 대비 최대 95.79%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스피어파워 관계자는 "CB 콜옵션 행사 후 재매각은 이사회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