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케이웨더가 증권신고서상 '이해관계자 거래' 관련 위험 고지를 보완하기 위해 상장일정을 미뤘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웨더는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수정‧보충 요청에 따라 상장일정을 약 20일가량 연기했다. 이달 12~18일 예정됐던 수요예측은 내달 1~7일로, 오는 22~23일로 예정됐던 청약기일은 내달 13~14일로 바뀌었다.

금감원이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와 엠알엠시스템, 케이웨더와 그 종속회사인 웰비안시스템 간 이뤄진 특수거래에 대해 투자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증권신고서에 상세히 기재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와 엠알엠시스템 등은 지난 2020년 11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지배구조 개편 권유에 응하며 보유 중이던 웰비안시스템의 주식 전량을 케이웨더에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웨더의 재무제표에 웰비안시스템 지분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하면서 문제가 됐다. 김 대표와 엠알엠시스템은 각각 보유하고 있던 웰비안시스템 보통주 8만5100주와 16만5730주를 케이웨더에 양도하고 각각 3억3444만원, 6억5131만원을 수령했다. 

반면 케이웨더는 인수한 지분 전량이 재무제표상 손실로 인식되며 약 9억8600만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웰비안시스템의 지분가치는 2020년 11월 삼덕회계법인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을 통해 3928원으로 산정했다.

케이웨더 측은 손상차손 발생 이유로 회계구조 개편을 꼽았다. 회사가 2021년 사업보고서부터 비상장사 회계 기준인 K-GAAP에서 국제 기준에 맞춰 회계기준을 변경하며 주식가치가 재평가됐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웰비안시스템의 누적 당기순손실 발생과 재고자산 손상차손의 추가 인식으로 인해 매매대금 9억8600만원을 손실로 처리한 것이다.

케이웨더는 이 같은 상황을 2022년 회계처리 과정에서 인식한 뒤, 2023년 10월 상장예비심사 진행 중 문제로 지적되자 거래당사자였던 김 대표와 엠알엠시스템 등이 사후적 보완조치로 손상차손으로 처리된 금액 만큼의 무상 출연을 하도록 결정했다. 이들은 웰비안시스템 지분 양도시 발생했던 거래대금을 케이웨더의 공모예정가인 4800원으로 나눠, 해당 수량 만큼의 주식을 케이웨더에 양도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회계기준을 국제 기준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장비 재고를 처분했던 것이 완전히 손실로 돌아가며 지분 가치가 전액 손상됐다"며 "취득한 자기주식은 보호예수가 끝난 후 최대한 빠르게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웨더는 해당 거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1년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후 소각하거나 매각해 매각대금을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추가적인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소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상장일로부터 2년간 외부 법무법인과 법률자문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내부통제시스템 검토 및 점검 내용을 반기별로 공시하기로 결정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비상장회사의 경우 회사의 경영 환경이나 미래 현금추정치가 급변할 수 있어 매각 당시에 가격 추정이 합리적이었는지 판단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최대주주가 자회사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추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된 상태에서 모 회사가 해당 지분을 취득했는지에 대해서는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