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중견 게임개발사 크래프톤이 서울 성수동에 추진 중인 '크래프톤 타운'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조원 이상의 거금을 들여 매입한 옛 이마트 성수동 본점 부지개발의 시공사를 삼성물산으로 선정했고 최근 착공신고를 완료한 것이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시공을 맡고 착공신고까지 마치면서 2조원 이상 계획된 본PF 전환도 청신호가 켜졌다. 크래프톤은 이번 공사를 시작으로 성수동에 매입한 부동산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부동산펀드에 출자해 지난 2022년 매입한 옛 성수동 이마트 본점 부지 개발사업의 착공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공사를 삼성물산으로 선정하고 착공신고를 마쳤다. 해당 사업을 위해 제공받은 브릿지론은 만기를 6개월만 연장하며 막바지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부동산펀드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는 2022년부터 제공받은 브릿지론 7210억원의 만기를 오는 6월19일까지 6개월 연장했다. 그러면서 추가 대출금 550억원을 조성해 총 7760억원을 옛 성수동 이마트 본점 부지 개발사업의 브릿지론 대출로 제공받게 됐다. 7000억원이었던 브릿지론은 지난해 7월 210억원에 이어 550억원을 더해 현재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는 국내 유명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이 2900억원을 조달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펀드를 통해 조성한 자금 6750억원에 2022년 1월 7000억원의 브릿지론을 동원해 1조2000억원에 성수동 이마트 본점 사옥을 매입했다. 이는 2022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최고액이다.

이번 대출 만기 연장 및 추가 대출은 착공신고를 마친 뒤 진행했다는 점에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착공신고는 부동산 개발사업 주체가 지자체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뒤 실제 착공에 들어가기 직전 진행하는 절차다. 건축허가를 얻고 1년 안에 공사가 시작되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3~4년 내 크래프톤의 신사옥 준공이 기대된다. 

사업장은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333-16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의 오피스 및 판매시설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이 전체 연면적의 80%를 선임차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사업장 인근 부지를 추가 매입해 '크래프톤 타운'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최근까지 성수동 일대 상업용 부동산을 잇따라 매입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19일 지하 5층~지상 8층 규모의 메가박스 스퀘어를 매입했다. 2020년에는 약 1200억원을 들여 인근지역 건물 3채를 매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이마트 성수동 본점을 재개발 이후 인근 부동산을 추가로 매입해 '크래프톤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라며 "성수동의 다양한 부동산 매물을 살펴보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포스코이앤씨와 시공권을 두고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도급순위 1위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며 약 2조원 규모로 계획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시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가 시공권을 획득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워낙 대규모 사업이고 도심지역에 위치해 기존 성수동 이마트 본점 건물 철거가 까다롭다"며 "사업비 산출에 시간이 걸렸지만 3~4년 내 지역 랜드마크 건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