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향 매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애플은 특정 부품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부품 수주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상황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자 다시금 삼성디스플레이 발주를 늘리는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를 찾아 아이패드용 중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납품에 대해 논의했다. 경쟁사 납품 물량 일부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대신 공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애플은 올해 6월 OLED 패널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시리즈를 출시한다. 출하 목표는 11인치, 12.9인치 포함해 1000만대다. 하지만 최근 핵심 부품인 패널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연간 아이패드 출하량 목표치는 800만대 수준까지 줄었다.

애당초 애플은 복수의 국내 패널 제조사로부터 11인치 OLED 패널 총 600만대를 납품받을 계획이었다. 이중 삼성디스플레이에 400만대를 양산해달라 요구했다. 하지만 경쟁사 납품 가능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변수가 생겼고, 최 대표가 애플 본사를 직접 방문, 협상을 진행해 11인치 아이패드용 OLED 패널 물량을 추가로 배정받는데 성공했다.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을 수주 받은 경쟁사가 1분기까지 IT용 6세대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면 연초 11인치 아이패드용 OLED 패널 물량은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독점 납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지배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고자 다른 패널 제조사 납품 물량을 늘려왔다. 그럼에도 이번 이슈로 인해 핵심 부품사로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만 더 공고해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사는 수율을 90%로 잡아도 당초 애플이 배정했던 물량만큼 생산할 수 없는 상태"라고며 "최주선 대표가 이러한 빈틈을 공략하면서 애플과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