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올 1분기부터 9100억원 상당의 벤처투자 마중물을 붓는다. 모태펀드 회수재원을 추가 투입해 본예산(4540억원) 2배에 달하는 출자재원을 마련했다. 동시에 '루키리그 확대'와 '매칭(matching) 자금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까지 밝혔다.

오기웅 중기부 차관은 3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모태펀드 관련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들을 언급했다. 행사에는 오 차관을 비롯해 중기부·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벤처캐피탈로는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을 비롯해 ▲하나벤처스 ▲스틱벤처스 ▲HB인베스트먼트 ▲SJ투자파트너스 ▲위벤처스 ▲SL인베스트먼트 ▲하이투자파트너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보광인베스트먼트 ▲에이스톤벤처스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 ▲크로스로드파트너스 등 10개사 수장들이 자리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대표해선 신진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와이앤아처 대표)이 참석했다.

오 차관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들이 출자자(LP)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올해는 미소진자금(드라이파우더)을 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출자하겠다"며 "최대한 펀드를 빨리 결성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모태펀드에 배정한 중기부 본예산은 4540억원이지만, 회수재원을 더해 1차 정시 출자사업에 총 91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며 "중기부 예산으로만 9000억원 이상의 출자금을 마련한 건 상당히 오랜만이다"고 덧붙였다.

오 차관은 올해 출자사업에선 '펀드 결성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결성시한 내 확약한 규모로 펀드를 출범할 수 있느냐를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약속한 것처럼 투자기간 내 활발한 투자를 단행한 운용사에는 올해 출자사업 지원 시 가산점(우대)을 부여하는 등 확실한 보상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키리그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체 출자예산(9100억원)의 10~15%를 루키리그에 배정하고,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전면개편을 예고했다. 기존 운용사들이 투자하지 않고 있는 전문 분야나 차별화된 투자 목표를 제시하면 출자 예산을 더욱 증액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태펀드 관리체계는 '국제 표준(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손보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특수하게 운용했던 관리보수 지급체계 등을 원상복구하는 게 골자다. 이밖에 운용사가 일방적으로 패널티를 통보받는 일을 줄이는 차원에서 '사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겠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변화들을 포함한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 계획을 오는 2월 5일 공고한다. 세부적인 변동사항은 출자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