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TV 부문에 AI 적용 확대를 통해 온디바이스 AI 초기시장 선점에 나선다. 올해 고부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IT기기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에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AI 라인업을 늘리고 세상에 없던 고객경험을 선사해 사업·기술적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 모바일·TV 사업은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견인하는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MX(Mobile Experience)부문과 VD(Visual Display)부문은 지난해 4분기 DX 총매출의 81.95%를 차지했다. 아울러 DX 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58.35%를 차지하며 '메모리 한파'에 빠진 반도체(DS) 실적을 상쇄한 점을 고려하면 MX·VD 부문이 사실상 일등공신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모바일·TV 제품군에서 AI 결합을 강화해 온디바이스 AI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갤럭시 S24' 시리즈에 기대가 모아졌다. 온디바이스 AI를 장착한 갤럭시 S24는 출시 이후 국내외로 판매 신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며 기염을 토해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 부문 상무도 3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초프리미엄 부문이 전체 시장 40% 가까이 차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갤럭시 S24 시리즈를 통해 'AI 폰은 갤럭시'란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거래처 협력을 한층 강화해 (프리미엄 부문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MX 부문은 갤럭시 S24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번역·메시지 작성 기능 등에 집중한다. 카메라에도 AI 기술을 적극 결합해 누구나 프로급 촬영이 가능토록 기능·성능을 끌어올린다. 삼성전자는 거래선과의 협업을 강화해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갤럭시 AI 생태계를 한층 확대해 모바일 AI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연간 플래그십 출하량을 두자릿수로 성장시키고 스마트폰 매출도 시장 성장률을 상회토록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아라우조 상무는 "스마트폰의 연간 출하량이 감소해왔는데 올해는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면서 기기 교체 심리가 돌아올 것으로 본다"며 "주요부품 가격 상승에는 리소스 운영 효율화로 방어하며 (AI)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인 VD부문도 ▲네오 QLED ▲OLED ▲75형 이상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AI 스크린' 시대를 열 계획이다. 차세대 AI 프로세서와 타이젠 OS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생활 패턴에 부합하는 맞춤형·초연결 콘텐츠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또한 글로벌 전시회 등과 적극 연계해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 효과를 강화하고 라인업을 다변화해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노경래 VD 부문 상무는 "올해 QLED, OLED, 75인치 이상 고부가 제품군을 다양화해 올림픽 등 글로벌 이벤트에 따른 교체 수요를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며 "전략제품 중심 판매 기조를 확대하고 차세대 AI 프로세서로 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해 AI 프리미엄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MX·VD 부문이 공통적으로 '온디바이스 AI'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확장성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5억달러(약 24조원)에서 매년 37.7% 성장해 2030년 1739억달러(약 232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