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삼성전기가 전장과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등 새로운 산업에 필요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거래선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IT제품 수요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수요가 늘면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31일 삼성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김원택 삼성전기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에는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구매 수요가 직전 분기에 비해 감소했다"면서도 "1분기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과 온디바이스AI 제품 출시, 전장 시장 확대 등으로 인해 고부가 MLCC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새로운 응용처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당사는 신성장 분야에 진입해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하는 전자부품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는 약 1000개의 MLCC가 들어가지만 전기차에는 최대 1만5000개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전장 시장 확대는 급격한 MLCC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삼성전기 역시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고 전장 분야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부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소비가 둔화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는 증가하고 있으며, 내연기관 차량의 전장화가 지속되면서 MLCC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장 관련 신규 응용처 및 고객 기반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카메라모듈 역시 스마트폰 수요에만 기대지 않고 전장용 신제품을 개발해 거래선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 등 특정 스마트폰 제조사의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고성능 전장용 카메라모듈 수요가 높아져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삼성전기는 일부 고객사에 5메가 픽셀 이상의 고화소 자율주행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도 고화소 카메라 라인업을 확대하고 지금까지 회사가 IT시장에서 확보한 고정밀, 고신뢰성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역시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릴 방침이다. 지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양극화되어 있기 때문에 카메라모듈 공급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김 부사장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카메라모듈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렌즈 밝기 개선, 줌 성능 강화 등 기술 차별화를 통해 수요에 부합하는 고성능 제품 공급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는 MLCC와 카메라모듈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이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줄어든 8조9094억원, 영업이익은 45.9% 감소한 639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