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 임원이 컨퍼런스콜에서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았다. 올 하반기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상세 설계 입찰을 앞둔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고려한 것이다. 참석한 임원은 과거 사례를 비춰 '기본 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6일 HD한국조선해양의 작년 4분기 실적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이사는 "KDDX 기본 설계를 3년간 수행해서 성공적으로 납품을 했으며, 방사청과 해군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다음 사업으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방위사업관리 규정상 기본 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그 결과물에 대해서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면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이어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 부문에서 수익 비중이 크지 않은 탓에 그간 특수선 사업 현황은 IR에서 논외였다. 담당 임원이 컨퍼런스콜에서 발언 기회를 얻는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나, 작년 2분기 컨퍼런스콜에 이어 다시 한번 특수선 담당 임원이 자리했다. 

이날 특수선 사업부 임원이 참석한 것은 곧 예정된 한국형 구축함인 KDDX 상세 설계 입찰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작년 호위함에 이어 한화오션과 또 다시 맞붙게 된 상황도 HD현대 입장에선 신경쓰이는 요소다. 작년 호위함의 마지막 함정 건조를 한화오션이 맡게 되면서 KDDX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는 반드시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최 이사는 KDDX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맡았고, 기본 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이날 참석한 특수선 담당 임원은 기본 설계를 맡은 회사가 차기 입찰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이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금까지 방사청 개청 이래로 계속 사업으로 선도함 연구 개발을 기본 설계가 주관한 업체가 계속 수행을 해왔다"며 "올 후반기로 예정되는 사업자 선정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특수선 사업부는 해외 함정 수출로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3월 남미 페루 호위함 사업의 경우 국내 조선사 중에선 유일하게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5월 필리핀 호위함 진수식도 예정됐다. 

최 이사는 "국내에선 KDDX 사업, 해외에서는 함정 수출 사업을 통해서 특수 사업부가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