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올해 2월에는 역대 최대(동월 기준) 분양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통상 2월은 계절적 영향 등으로 분양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청약시스템 개편 및 총선 등 분양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예정돼 올해 2월에는 예년 대비 많은 물량이 풀린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2월 분양예정 아파트는 임대가구를 포함해 전국 36개 단지, 총 3만645가구로 집계됐다. 2000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동월 기준 역대 최다 물량이다.

수도권 2월 분양예정 물량은 총 1만6645가구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경기 8700가구 ▲서울 4485가구 ▲인천 3460가구 등이다. 지난 1월 1만7255가구가 분양됐던 것과 비교하면 물량이 줄었지만, 지난해 2월 분양물량이 5435가구 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서울은 '메이플자이(3307가구)', '그란츠리버파크(407가구)', '더샵둔촌포레(572가구)' 등 강남4구 단지들이 분양에 나선다.

경기는 '북수원 이목지구 디에트르더리체(2512가구)'를 비롯해 가장 많은 물량이 예정됐다. 최근 교통 호재로 주목받는 김포에서는 '김포북변 우미린파크리브(120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천은 'e편한세상 검단에코비스타(732가구)', '송도 자이풍경채그라노블(2,728가구)' 등 신도시 단지가 눈에 띈다.

지방은 총 1만400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요 지역별 물량은▲광주 4045가구 ▲충북 2330가구 ▲전북 1914가구 등이다. 특히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인 광주 '송암공원 중흥S클래스SK뷰(1575가구)'와 재개발 사업으로 분양되는 충북 '서신더샵비발디(1914가구)'  전북 '서신더샵비발디(1914가구)' 등이 주목할 만하다. 반면 대전, 울산, 강원, 경남, 세종 등 5개 지역에서는 분양 예정 단지가 없다.

이처럼 전통적 분양 비수기인 2월에 이례적으로 많은 물량이 예고된 이유는 3월 청약시스템(청약홈) 개편과 4월 총선을 앞두고 분양 일정을 앞당 단지가 나타난 영향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분양 계획을 미룬 단지들이 2월에 다시 일정을 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부처 및 지자체별로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는 데 따라 일부 단지에서 예정된 분양 일정을 총선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월10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내놨다. 1.10 부동산 대책에는 지역 미분양 해소 등을 위한 주택 수 제외 등 규제 완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관련한 후속 방안 마련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책적 영향에 따른 분양시장 분위기 반전 등 기대감이 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에 따른 중소 건설사 부도 우려도 확산되고 있어 지역 및 단지별 청약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 이벤트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분양 예정 물량이 모두 실제 분양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4월 봄 분양 성수기와 맞물린 대형 이벤트 탓에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2월에도 시장 위축에 따른 공급 속도 조절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위주의 수요 쏠림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