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웅진그룹이 관계사인 웅진휴캄을 선봉장으로 내세워 화장품사업 재건에 나섰다. 웅진휴캄은 화장품사업을 영위하는 또 다른 그룹사인 웅진투투럽을 흡수하며 통합조직을 구축하는 한편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웅진휴캄은 이달 14일을 기점으로 웅진투투럽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웅진그룹은 그 동안 화장품사업을 웅진휴캄과 웅진투투럽으로 이원화해 운영해왔지만 이번 합병을 통해 새로운 통합조직이 탄생했다.

웅진휴캄은 2020년 웅진의 기타특수관계기업인 웅진생활건강이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했다. 이후 2022년 웅진이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웅진휴캄 유상증자에 10억원을 출자하면서 웅진그룹 관계기업으로 격상했다. 현재 웅진은 웅진휴캄 지분 27.78%를 들고 있다.

웅진휴캄은 치열한 화장품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 제품 비건'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제품 원료에서 파라벤과 합성착색제 등 20가지의 유해성분과 인공첨가물을 뺐다. 나아가 패키지 역시 녹차 부산물과 재생펄프 등을 원료로 사용하며 친환경을 표방하고 있다.

이번에 피합병된 웅진투투럽은 미국 에스테틱 화장품인 '더말로지카' 등을 수입해 유통하고 있는 기업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윤형덕 렉스필드 부회장이 수장을 맡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시장에선 이번 재편이 그룹 차원에서 화장품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초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사의 주력사업을 통합해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아직까지 그룹 내에서 양사의 매출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작년 3분기 말 누적기준 웅진휴캄의 매출은 20억원, 웅진투투럽은 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웅진투투럽의 사업을 웅진휴캄으로 이관해도 단순합산 매출이 67억원 남짓에 그친다.

다만 웅진은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화장품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며 식물성화장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웅진휴캄은 이미 작년부터 국내외 주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화장품 판매점 입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국내에선 CJ올리브영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그리고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확장하며 교두보를 마련했다. 해외에선 베트남과 필리핀 등 틱톡샵과 일본과 유럽 드럭스토어 입점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올해는 공급채널을 더욱 확대하고 신제품 출시를 이어가며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휴캄과 웅진투투럽의 합병은 지원조직 통합을 통한 경영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다"며 "향후 전 제품이 유럽 비건 인증을 받은 브랜드 휴캄을 중심으로 화장품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앞서 1988년 유상옥 회장과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1993년 '코리아나 머드팩'이 대히트하며 국내 정상급 화장품기업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IMF사태가 터지며 사업이 급격히 위축됐고 윤 회장이 1999년 지분을 털고 나오며 웅진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