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책정했다.

한기평은 SKIET의 사업 안정성을 이번 신용도 평가의 주요 근거로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IET는 2차전지의 핵심 요소인 분리막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 4위권의 분리막 원단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배터리 제조사인 계열사 SK온에 물량 상당분을 공급 중인 등 안정적인 계열 거래 기반도 확보했다.

민원식 한기평 기업4실 선임연구원은 "SKIET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꾸준한 외형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2차전지 최대시장인 중국 외에도 국내와 폴란드에 생산라인 및 거래처를 확보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쟁 업체들 대비 지역 다각화가 높은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생산능력 증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재무 안정성을 유지 중인 점도 고평가됐다.

SKIET의 경우 2019년 설립 이후 2022년까지 연 평균 6500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가 발생했다. 증자를 통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으로 2021년까지는 투자 자금 소요에 무리 없이 대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전방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폴란드 공장 가동이 지연되면서 고정비 부담은 늘고 수익 창출력은 저하된 상황이다. 또 폴란드 2~4공장에 대한 마무리 투자 및 신규 설비 확충 등 투자 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

민원식 선임연구원은 "2021년 말에는 연결 기준 순현금 기조를 보였지만 2023년 9월 말 순차입금은 8526억원에 육박했다"며 "그럼에도 2022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각각 60.8%, 29.5%, 2023년 9월에는 74.1%, 37%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은 여전히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해외 증설과 신규 수주로 매출 증가세가 전망되는 점 또한 우호적이다. 민 선임연구원은 "북미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를 위해 중국산 분리막 사용을 기피하고 있어, SKIET의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폴란드와 국내의 유휴 생산능력을 활용한 즉각적 물량 대응력과 2024년 말 이후 가동이 예정된 폴란드 2~4공장의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매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해외 증설 투자에 따른 차입금 확대는 부담 요인이다. SKIET는 올해 말 이후 가동할 예정인 폴란드 2~4공장의 잔여 투자로 2024~2025년 약 35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또한 2028년 가동을 목표로 북미 신공장 투자를 계획 중이다. SKIET의 투자 지출은 2028년까지 연 평균 4000억원 중반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지웅 한기평 기업4실 실장은 "북미 공장이 본격 가동하기 전까지는 CAPEX가 영업현금흐름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로 차입금 증가와 재무비율 저하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매출 증가세에도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 개선은 다소 제약될 것"이라며 "신공장 관련 대규모 자금 소요로 차입 규모가 확대되고 재무 부담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한기평은 사업적 측면에서는 전방 수요 회복 및 신규 수주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상쇄하는 수준의 물량 증가가 이어지는지, 재무적으로는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및 투자부담 관리 수준 등을 주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