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내년이면 인텔 인공지능(AI) 가속기가 탑재된 노트북이 시중에 1억대 가까이 풀리게 된다. 온디바이스 AI 열풍이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 등 PC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관건은 소비자가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온디바이스 AI 서비스가 얼마나 출시되느냐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업해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확대, 소비자가 관련 PC를 구매할 요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원혁 인텔코리아 상무는 19일 서울 성동구 소재  플란트란스 성수 플래그쉽에서 'AI는 어디에나 있다(AI Everywhere)'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텔의 AI 신경처리망장치(NPU)가 탑재된 디바이스는 글로벌 시장에 올해 4000만대, 내년 6000만대 출시될 예정"이라며 "올해 생산 계획에 포함된 물량인 만큼 변동 없이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인텔은 온디바이스 AI용 NPU를 탑재한 시스템 온 칩(SoC) '인텔 울트라 코어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기존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부담하던 AI 연산 기능 대부분을 NPU가 처리하게 해 전체 PC 성능을 끌어 올렸다. 

현 시점에서 AI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버에 구축된 대형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생성형 AI 서비스 ▲인터넷 망 연결 없이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로 나뉜다. 기능 자체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월등하지만 제반 비용이 크고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와 온디바이스 AI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AI가 주목받는 이유다. 

업계는 스마트폰보다는 PC에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휴대용 전자기기에는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비율)가 중요하다. 저전력 NPU가 탑재된다고 해도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노트북 등 PC는 유선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스마트폰 대비 상대적으로 AI 기능 탑재에 유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이용자가 차이점을 느낄만한 온디바이스 AI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300억개 이상 매개변수(파라미터)가 필요하다"며 "현 시점 온디바이스 AI 전자기기의 파라미터는 적게는 18억개에서 크게는 50~60억개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스마트폰으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풀로 돌리면 3시간도 못 견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내년께 온디바이스 AI PC 시장이 1억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연간 PC 시장은 2억5000만대 수준이다. 내년 팔리는 컴퓨터 10대 중 4대에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될 것으로 살핀 것. 이미 이달 기준 7개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가 인텔 울트라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12종을 선보였다. 

다만, 온디바이스 AI 전자기기 출시 초기인 만큼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적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인텔 울트라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PC에서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는 키워드에 맞는 그림 및 음악 생성이다. 음성 파일 요약 기능은 영어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엔 어렵다.

이에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37개 소프트웨어 회사와 협업해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시중에 온디바이스 AI 디바이스 공급량을 늘려 앱 개발자들이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확대할 요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최 상무는 "시장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규모의 경제"라며 "우선 온디바이스 AI PC 보급 규모를 늘린 다음, 글로벌 앱 개발자 100여명과 협업해 300개 넘는 온디바이스 AI 앱이 보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텔은 이날부터 25일까지 서울시 성동구 '플란트란스 성수 플래그쉽'에서 온디바이스 AI PC 팝업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팝업 전시관을 찾으면 인텔 울트라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 12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전시관은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