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올리패스의 자본잠식률이 80%에 달하면서 재무 안정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회사는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자본 조달을 결정했지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올리패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금 168억원, 자기자본 33억원을 기록하며 자기자본이 자본금 보다 적은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잠식률은 79.9%다. 자본잠식은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하회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올리패스의 자본잠식률은 2022년 41%였으나 지난해 1분기 74.9%, 2분기 91.9%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상장사의 경우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해당 규정은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특례로 상장한 기업이라도 예외가 없다.

2006년 설립한 올리패스는 인공유전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리보핵산(RNA)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다. RNA치료제는 단백질 합성과 유전자 조절에 관여하는 mRNA를 조절해 질병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성을 차단한다. 하지만 회사는 2019년 특례 제도로 상장한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리패스는 상장 이듬해인 2020년 2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에도 2021년 251억원, 2022년 24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서도 1분기 51억원, 2분기 75억원, 3분기 104억원으로 매 분기마다 적자가 쌓이고 있다. 

올리패스의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상장 후 기술 수출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기술이전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임상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면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손실만 내는 적자 기업 신세가 됐다.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결손금도 쌓였다. 2020년 1754억원이었던 결손금은 2021년 2003억원, 2022년 224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결손금은 2351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기 자본은 432억원에서 3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도 부담이다. 상장사는 법차손 비율이 50% 이상인 경우가 3년간 2회 이상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2019년 특례 제도로 상장한 올리패스도 2021년 말 3년의 유예기간이 끝났다. 올리패스의 법차손비율은 2021년 85%에서 2022년 269%로 뛰었다.

올리패스 측은 자금 유치와 신약 기술이전을 통해 관리종목 리스크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올리패스는 현재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400억원이 넘는 자금조달을 결정했다. 다만 최종 납입이 끝나는 시점이 5개월 이상 뒤인 오는 8월이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성공할지 여부를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자금조달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상증자 규모는 35억원으로, 납입일은 3월 5일이다. 10회차 전환사채(CB) 50억원은 납입일이 4월 30일, 11회차 CB 30억원은 납입일이 6월 27일, 12회차 CB 300억원은 납입일이 8월 28일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관리종목 지정은 사업연도 말 회계 기준으로 적용한다"며 "올리패스가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지라도 납입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관리종목 리스크를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