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올리패스가 추진 중인 400억원 수준의 자본 확충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지만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이에 시장에선 이 회사의 자금조달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리패스는 최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400억원이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이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건 지속된 적자 여파로 자본잠식이 확대되며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 올리패스의 자본잠식률은 2022년까지만 해도 41% 남짓이었지만 작년 3분기에는 79.9%까지 높아졌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자본잠식률이 50% 수준을 넘어서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자본 확충 계획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올리패스는 이달 5일 유상증자 납입일이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전 납입 기일이 5일이었지만 이달 13일로 조정됐다. 유상증자 제3자배정 대상자도 옵티멈신성장투자1호조합에서 남지원씨로 돌연 바뀌었다. 이번 공시까지 포함하면 이 회사의 유상증자 관련 정정공시만 7차례다. 

올리패스가 처음 유상증자를 결정한 건 앞선 작년 12월18일이다. 올리패스는 당시 운영자금 13억원과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52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보통주 868만9840주를 신주로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납입일은 같은 달 28일로 배정 대상자는 주식회사인 인플라플렉스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납입일 이틀 전인 작년 12월26일 정정공시를 냈다. 운영자금과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을 각각 7억원과 28억원으로 재조정하고 납입일 역시 올해 1월17일로 연기했다. 이어 1월5일에는 납입일을 2월5일로 또 다시 미루고 납입자도 주식회사 더시티로 변경했다. 이후에도 납입일은 2월5일에서 2월14일, 2월20일, 2월27일, 3월5일, 3월13일로 수차례 연기됐다. 

CB 발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리패스는 작년 11월부터 추진한 CB 납입일을 차례로 변경했다. 50억원 규모의 10회차 CB 납입일은 2023년 11월30일에서 올해 4월30일로, 30억원 규모의 11회차 CB 납입일은 올해 1월17일에서 6월27일로, 300억원 규모의 12회차 납입일은 올해 2월29일에서 8월28일로 모두 지연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올리패스의 온전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 우려섞인 시선을 내고 있다. 특히 유상증자의 경우 납입일이 7번, 납입자가 4번이나 바뀌면서 납입 불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올리패스의 이번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마무리된다면 최대주주도 변경된다. 작년 3분기 기준 올리패스의 최대주주는 6.3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정신 회장이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그의 지분율이 20.47%에 달했지만 반대 매매 등으로 인해 지배력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업계에선 경영권 손바뀜까지 내다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유상증자 관련한 정정 공시를 반복하면서 투자자들도 불만이 쌓이고 있다"며 "유증을 하더라도 최대주주가 바뀌면 제대로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