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DXVX가 178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하자 그 자금 출처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 규모가 CB 상환액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DXVX는 이달 8일 권면 총액 178억원 규모의 제5회차 CB를 만기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자금출처는 자기자본이다. 

해당 CB는 2022년 9월7일 '디에이제일차 주식회사'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한 물량이다. DXVX는 디에이제일차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함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219억원을 지급했다. 디에이제일차는 최근 4000원대에 머물고 있는 DXVX 주가 전환가액(5010원)에 못 미치자 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DXVX가 CB 상환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냐는 점이다. 회사의 현금성자산이 CB 상환액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DXVX의 현금성자산은 137억원에 그친다. 여기에 기타유동금융자산(45억원)을 포함한다 해도 CB 상환액에 40억원 가까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에 따르면 DXVX는 올 초 해당 CB의 조기 상환에 대비해 한 사모펀드를 재무적 투자자(FI)로 확보하고 새 CB 발행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영향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사장이 가진 주담대가 많아 CB 발행을 위한 담보 제공 물량이 부족했다는 전언이다. 이달 4일 기준 임 사장은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693만5031주) 중 약 90.2%(625만6105주)를 담보로 설정했다.

DXVX 관계자는 "자금 조달은 이사회가 결정해야 하고 그 목적과 금액, 출처 등은 공시사항"이라며 "하지만 CB 발행이나 기업대출 등과 관련한 의사회 의결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CB 상환 재원에 대해) 자금 조달을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DXVX가 새로운 CB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이 아닌 차입금을 통해 CB 상환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DXVX는 이번 차입 외에도 연내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10월6일 발행한 170억원 규모의 제6회차 CB 전환청구가 내달 6일부터 시작되지만 전환가액(5010원)이 최근 주가(11일 종가 4175원)보다 높아 재차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가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채권자는 '엘리베이션-무림 스페셜시츄에이션 제1호 신기술투자조합'으로 풋옵션 행사는 올해 10월6일부터 가능하다.

한편 DXVX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부채는 626억원이다.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가 각각 368억원과 258억원이다. 자본은 421억원으로 부채비율(부채/자본)은 148.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