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OCI홀딩스와의 통합 마지막 관문인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를 받으며 우위를 점했지만 곧이어 국민연금공단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손을 들어주며 다시 송 회장 측이 근소한 차로 지분율에서 앞서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를 위해 이달 26일 개최한 회의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 후보 6명 선임에 찬성하기로 했다. 반대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임종윤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대표가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에는 반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발행 주식총수는 6995만6940주다. 이중 자기주식 219만3277주를 제외한 유통주식수는 6776만3663주다. 올해 1월 기준 임종윤과 임종훈 전 사장의 특별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8.42%(1987만8415주)다. 여기에 12.15%(849만8254주)를 보유한 신동국 회장이 지지를 선언하며 40.57%(2837만6669주)까지 의결권을 확보했다.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특관인 포함 지분율은 35.01%(2448만5180주)다. 송 회장 측은 7.66%(535만8732주)을 가진 국민연금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임종윤 사장 측을 2.1%p(포인트)차로 역전했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주총 표 대결의 향방은 특관인들에 대한 내부 단속과 소액주주들의 의중이 관건이라는 게 시장 분석이다. 송 회장과 임 사장 모두 특관인으로 분류된 이들이 상대편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결속을 다지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5%(1434만5321주)에 달하는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최종 승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이에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 모두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막판 구애에 나서고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위탁개발(CDO)과 임상시험수탁(CRO) 사업부 론칭을 미래 한미약품그룹의 성장원동력 중 하나로 제시했다. 신약개발 명가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재와 미래의 혁신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CDO, CRO사업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종윤 사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가처분 기각에 대해 즉시항고를 진행할 예정으로 본안 소송을 통해서도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 받을 계획"이라며 "해외매각 등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고 한미 주주분들 및 전현직 임직원께서도 두 형제와 뜻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송영숙 회장 측은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부여받은 통합의 정당성을 토대로 끝까지 주주들을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그룹은 같은 날 성명문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한미그룹의 노력과 진정성을 주주들께 인정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높은 주주가치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