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이미 드러나 있다. 킬러 디앱을 개발하는 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숙제다"

[김가영 기자] 지난 26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 팍스넷뉴스 블록체인 포럼’에서는 법, 비즈니스, 해외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 5인이 발표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내놓지 않고 사실상 관련 산업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법적,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이미 나왔다

법무법인 린?TEK&LAW 구태언 변호사는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정부 동향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구 변호사는 ‘글로벌 블록체인 규제 동향과 비즈니스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한국 정부가 입법에 신중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태도가 단기간 내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태도는 지난 1월 발표한 암호화폐공개(ICO) 실태조사를 통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당시 금감원은 "ICO는 여전히 투자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ICO에 대한 투자 위험이 높고 국제적 규율체계도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해 ICO 제도화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 변호사는 비집금계좌 모니터링 강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취급 업소 공유, 거래거절 시점 명시 및 거래거절 사유 추가 등 암호화폐와 거래소 관련 정부의 동향을 설명하면서 “정부의 약 1년 반에 걸친 여러 가지 입장들을 모아보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앞으로 어떤 점을 주의하면서 세계 시장에 진출할지 가이드가 나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킬러 디앱 개발은 스타트업의 숙제

블로코 김종환 상임고문은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해 디앱(DApp, 분산형 어플리케이션)의 실제 사용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현재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을 인터넷 초창기와 비교하며 “인터넷 발전을 이끈 것이 채팅과 게임이었던 것처럼 블록체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킬러 앱(Killer app)이 개발되어야 한다”라며 “사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킬러 앱을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킬러 앱으로 사용자가 급증시키는 것이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작업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디앱은 주로 게임과 도박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용자가 100명을 넘지 못한다. 이용자 수가 적어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사용자가 들어오지 않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김 고문은 사용자는 늘지 않았는데 블록체인 프로젝트만 우후죽순 생기는 상황을 인터넷 초창기 ‘닷컴버블’에 비교하며 “흥미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코인을 통한 사업성을 입증해야 해당 코인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삼성 갤럭시 S 10가 블록체인 디앱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에 발표된 삼성 갤럭시 S 10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외에 게임 코인인 엔진, 뷰티 분야의 코스모 코인 등 4종의 코인이 탑재되어있다”라며 “삼성이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실용주의적인 선구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