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시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주차장 천장 단열재를 마감했던 재료(메탈라스)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일 시공을 맡은 호반건설과 감리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호반건설과 감리업체는 기본 설계를 중간에 변경해 건축법상 위법한 부실 공사 혐의를 받았다.

홈플러스 송도점 건물을 임차해 사용 중인 홈플러스와 건축 시공을 맡았던 호반건설이 지하주차장 단열재 탈락의 책임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호반건설이 기본 설계 당시에는 메탈라스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중간에 설계를 변경해 메탈라스를 제외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수차례 떨어진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호반건설의 시공 마감 작업이 미흡했다는 주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송도점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미 4월부터 주차장 천장 곳곳에서 마감재가 떨어져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운용에게 전면 재시공과 안전진단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 특성상 자동차를 타고 오는 고객 비중이 큰 데 주차장을 폐쇄하면서 매출 감소 등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호반건설은 기본 설계와 다르게 메탈라스를 마감에 사용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는 보강 권고사항으로 필수적인 재료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무게를 견디는 시험기준을 통과하면 굳이 메탈라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공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와 감리업체의 승인 없이는 기본 설계를 변경할 수 없다”며 “메탈라스는 보강재 권고사항으로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부실 시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호반건설의 하자보수 기간은 끝났지만 지하주차장 천장 전면에 대한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보강공사에 대한 비용은 원인 규명 후 원인 제공자에게 청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홈플러스 송도점을 사들인 코람코자산운용은 홈플러스와 호반건설의 대립에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운용은 홈플러스 송도점의 건물주로서 마감재 탈락으로 인한 임차인(홈플러스)과 시공사(호반건설)의 대립을 중재하고 있다”며 “다음달 보강공사를 마무리하면 지하주차장 폐쇄조치도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사도 잘 끝나고 홈플러스와 호반건설이 원만히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홈플러스 송도점은 지하주차장 폐쇄를 제외하고는 매장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매출 타격도 발생하지 않고 있고 임대 수익에도 지장이 없다. 관할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건물 구조상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영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홈플러스 송도점은 송도리테일 PFV가 개발해 지난 2015년 10월 오픈한 매장이다. 홈플러스는 2015년부터 20년 동안 송도리테일PFV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고 있다. 출점 당시 송도리테일PFV의 최대주주는 ‘SHP Development B.V’로 6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이 2대주주로 각각 15.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코람코자산운용이 5년 만기인 ‘코람코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6호’를 설립해 송도리테일PFV로부터 홈플러스 송도점을 1242억원에 매입했다. 임차인인 홈플러스로부터 5년 동안 임대료를 받은 뒤 매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