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생산 ‘수입맥주’ 맛보나
②공장가동률 낮고 세제도 동일···생산 가능성↑


50년 만에 맥주의 주세가 종량세로 변경됨에 따라 내년부터 수입맥주의 세금부담이 확대된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입맥주 회사들이 대대적으로 전개해 왔던 ‘4캔에 1만원’ 프로모션이 사라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맥주 회사들이 아직은 파이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 세금 부담이 확대돼도 프로모션에 변화를 주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주류업계의 전망이다. 대신에 가정용뿐만 아니라 유흥시장에서도 판매량이 많은 제품들의 경우 국내 생산을 고려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말까지 국내에 수입된 맥주는 1억1955만달러(141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1억2175만달러(1443억원)에 비해 1.8% 감소했다. 수입맥주의 판매성장세가 꺾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수입맥주 출고량은 2011년(5만9000㎘) 이후 연평균 31.1%씩 증가해 지난해 38만4900㎘를 기록했다.


올 들어 수입맥주의 성장세에 이상신호가 생긴 이유는 뭘까. 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세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됐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맥주회사들은 4~5년 전부터 현행 종가세를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며 세금 부분에서 역차별 당하고 있다며 종량세로 전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왔다. 즉 50년간 유지돼 왔던 주세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세금 부담 확대를 우려한 수입맥주 회사들이 숨고르기에 나서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당초부터 맥주에 대한 세제 개편을 염두하고 이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하고 있었다”며 “수입맥주 회사들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지난해 말 정부의 스탠스와 국산 맥주 회사들의 움직임이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보니 올 들어 발주량을 줄이면서 이 같은 결과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의 경우 내년 1월 종량세 개편됨에 따라 수입맥주 회사들도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 없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때문에 판매량이 많은 수입맥주의 경우 국내 생산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하이네켄(오비맥주)과 칼스버그(하이트진로) 등 해외 유명 맥주를 국내에서 생산한 바 있고, 국내 맥주 공장 대부분의 가동률이 50%를 밑돌고 있어 생산여력도 충분해서다.


아울러 글로벌 맥주 회사 입장에서도 한국 생산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신선한 제품 공급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데다 2개월여 소요되는 운반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듬에 따라 물류비 등 부대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니 만큼 국내 맥주 산업에 변화가 생기지 않겠냐는 것이 주류업계의 전망이다.


A주류사 관계자는 “과세불평등이 사라지면 가격이나 품질 측면에서 한국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게 유리해 진다”며 “수입맥주의 경우 세금이 늘어나더라도 시장경쟁 때문에 ‘4캔에 1만원’ 행사를 그만두기 어려운 만큼 가정용뿐만 아니라 유흥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 생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네켄과 칭따오, 아사히 등이 한국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맥주 회사인 AB인베브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오비맥주의 경우 ▲버드와이저 ▲호가든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등 수입 중인 제품의 국내 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일부 병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캔제품은 2년여 전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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