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 여파로 13분기 만에 5000억원을 밑도는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내년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회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24일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6조8388억원의 매출과 47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4955억원이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0%나 빠졌다. 매출 지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보다 26%, 전년대비로는 무려 93% 급감했다.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가장 적은 흑자 규모다. 순이익 또한 전분기 대비 8%, 전년보다는 89%나 빠졌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7%다. 작년 3분기(57%)와는 견주기 힘들 정도로 수익성이 대폭 떨어졌다. 다만 최근 들어 D램 출하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가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요회복 속도가 올라오면서 내년께부터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작년과 비교하면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하락폭은 다소 완만해지고 있는 추세다. D램의 경우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23% 늘었으나 가격 약세 지속의 영향을 받았고,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1% 줄긴 했지만 저가 제품 판매 비중을 줄이면서 평균판매단가(ASP)는 오히려 전분기보다 4% 올랐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신제품 출시 등 계절적 수요 회복세를 보인 모바일 시장과 일부 인터넷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구매 확대가 D램 출하량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낸드플래시 역시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공급업체들의 재고부담이 줄고, 수급도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낸드 판매 환경이 우호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5G 스마트폰이 내년 본격적인 성장에 진입하며 메모리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 부사장은 "5G 서비스가 내년부터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 기간 메모리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중국 쪽에서 보조금의 확대와 통합칩 적용으로 중저가 5G폰 보급 확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D램은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 캐파(CAPA) 일부를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2D 낸드 캐파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캐파는 모두 올해보다 감소하고,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이번 다운턴(Downturn, 하락국면)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